맥 못 추는 LG화학 주가…LG엔솔 물적분할 결국 독 됐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5 16:03

주가 47만원대 횡보…황제주 명성 잃어

LG엔솔 물적분할 상장 후 투심 악화 지속



양극재 판가 하락에 실적 전망 빨간불

“이익 성장 둔화”…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LG화학

▲LG화학을 향한 투심이 약화되면서 LG화학 주가가 올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사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충북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LG화학 주가가 올 들어 20% 넘게 하락하는 등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물적분할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꺾인 투심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2% 내린 4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 50만원선이 무너진 이후 2거래일째 47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올해 초 주가가 60만원을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21.5% 하락한 수준이다.


◇시총 9조 증발… 황제주 체면 구겨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시가총액도 올 초 42조6000억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33조2490억원으로 1년 새 9조원 넘게 증발했다.

LG화학은 지난 2021년 2월 주가가 100만원을 웃돌며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했다. 화학, 바이오 사업에 배터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에 담으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서다.

하지만 지난 2021년 배터리 부문인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고 이듬해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투심이 빠른 속도로 약화됐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중복상장 논란을 낳으면서 LG화학 소액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샀고 결국 LG화학 주가는 물적분할 이전 대비 반토막 났다. 배터리 사업 분리가 결국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8604억원을 기록했는데 사업부문별로는 양극재 등 첨단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1% 하락한 1290억원으로 집계됐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메탈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판가가 20% 떨어진 점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17% 하락


전기차 수요 위축에 향후 전망 역시 어두운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1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도 단기간 내에는 사업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사업 목표가를 낮춰 잡고 있다.

키움증권은 기존 83만원에서 67만원으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삼성증권(75만→70만원), 하이투자증권(93만→66만원), 미래에셋증권(80만→62만원) 등도 일제히 목표가를 낮췄다. 현대차증권만 유일하게 기존 목표가(72만원)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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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바이오 부문은 엠비오 인수 후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화학 부문은 여수 No.2 NCC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황 약세에 진행이 더딘 상황"이라며 "화학, 바이오 외에도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으나 이차전지 산업 변화와 원재료 가격 안정화로 당분간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리튬 가격의 추가 하락에 따라 양극재 평균판매단가(ASP)가 10% 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4분기 추가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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