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성 자금 최근 증가세로
美 금리인하 전망 반도체 업황 등
전망은 긍정적, 아직은 눈치보기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증시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개선을 높게 점치고 있어 그간 얼어붙었던 국내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50조3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예탁금 잔고가 50조원을 기록한 건 지난 10월 5일 50조4917억원 이후 2개월여 만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8일 기준 48조2011억원으로 재차 40조원 후반대로 돌아왔지만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유입이 이뤄졌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예탁금의 증권사 계좌에 맡겨뒀으나 실제 주식에 투자되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성 자금인 만큼,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그간 국내 주식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기조 유지 등으로 인해 약세를 이어왔고, 정부는 지난 11월 6일 공매도 전면금지라는 최악의 카드까지 꺼내드는 상황까지 몰린 바 있다. 이후에도 증시는 25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유입은 내년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반도체업황 개선 등 증시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유입중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정KPMG가 내놓은 ‘2024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를 보면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1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9.4%로 역성장한 바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24년 44.8% 성장이 예상됐다.
반도체 업황 개선은 국내 증시에 호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1일(현지시간) 3.40% 오른 3902.39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91포인트(0.39%) 오른 2535.27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3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68%, 1.63%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해외 투자은행(IB)은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따른 시장 회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2024년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낮은 성장을 전망하고 있어 대형주의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오펜하이머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존 스톨츠푸스(John Stoltzfus)의 말을 빌어 내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5200포인트에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순환주와 테크(Tech) 관련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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