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갠다", "尹·與 지지율 어디?"…장제원 "나를 밟아라"에 김기현 저격 활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2 19:38
기자회견장 입장하는 장제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3선(부산 사상)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내 역학 구도 변화가 주목된다.

당장 당내에서는 3·8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결성했던 김기현 대표를 향해 사퇴 촉구가 공개 분출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 의원은 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집권 여당 주류 가운데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라며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에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지난 2월에는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두 차례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장 의원은 "내가 가진 마지막(국회의원직)을 내 놓는다"며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만큼, 후속 선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특히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친윤 그룹, 영남 중진들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주류 희생’ 혁신안을 제안하면서 구체적 대상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다만 장 의원과 김 대표는 우선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특히 김 대표는 장 의원과 ‘김장 연대’를 꾸려 당권을 거머쥔 만큼, 장 의원 불출마 선언에 앞서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나온다.

당장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계획했던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을 전날 급작스레 취소했다. 그는 주변에 "이틀가량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역시 13일 예정했던 정책 의원총회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김 대표가 거취 문제와 관련해 막판 고심에 들어갔으며, 결단이 임박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김 대표 결단 방향을 두고는 당내 분출하는 대표직 사퇴 여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먼저 거론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서 김 대표를 향해 "당 구성원 모두가 사즉생을 하라며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대표직에서 뭉개고 있는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사즉생은 당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당 대표 선거 당시 약속했던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 달성’은 반토막"이라고 책임론을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 역시 장 의원 불출마를 고리로 김 대표를 더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마포갑 출마 의사를 밝힌 재선 이용호 의원도 이날 공개서한에서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만일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 이 경우 ‘총선 간판’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강세 지역인 울산 지역구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 1기 지도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총선이 4개월 남았으면 전쟁을 바로 앞둔 상황"이라며 "대표직 사퇴는 비대위 문제로 전환돼야 해서 적절치 않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면 불출마 선언을 고민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김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쥐고 간다는 점에서 완전한 내려놓기로 볼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이밖에 국민의힘 전체 111명 중 31명인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는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게 전부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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