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별관 신축에 110억원대 예산 투입 예정...시민들 공분 ‘증폭’
14명 의원실 부족 등 사유...예산 삭감속에서도 설계비 6억 전격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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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청사 전경 사진제공=송인호 기자 |
시의회는 이달 용인시의 내년 예산을 심의하면서 악화된 재정 상태를 빌미로 서민복지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대폭 삭감하면서도 시의원 각각의 사무실과 사무처 직원들의 공간 부족을 이유로 별관 신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현 용인시 청사가 과거 2005년 재정 파탄 상황에서도 1600억 가량을 투입한 호화청사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과거 사실을 들먹이면서 ‘제2탄 용인 호화청사 논란’이 시의회로 인해 재연될 조짐이 있다고 지적하며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1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7일 상임위를 열고 내년 예산심의를 하면서 시의회 청사 옆에 별관을 지어 공간을 확장하는 신축을 결정하고 6억 1000만원의 설계비를 통과시켰다.
시의회가 추진하는 의회 별관 신축은 용인시청내 의회와 맞붙은 녹지공간에 연면적 1904㎡, 지상 4층 규모로 2026년 6월까지 지어질 예정으로 공사비는 108억원이 들어 가는 것으로 돼 있다.
시의회는 이 신축 별관에 의원실 14개소, 사무실, 회의실, 상담실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단순 계산해 보면 별관 용지값을 제외한 건축비만 의원실 한 곳 당 7억 5000여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취재결과 시의회는 이런 결정에 앞서 시민 공론화 과정 없이, 은밀하고 전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전해져 시민들의 반발 의식해 암암리에 추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뜻있는 시민들은 "시의회의 이런 처사는 시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들만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없다"며 "시민을 위한 의회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한 의회 운영인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시의회의 몰지각한 태도를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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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행정타운이 조성될 용인종합운동장 모습 사진제공=용인시 |
시민들은 시의회의 별관신축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용인시의 ‘제2 행정타운 건설’이 예정돼 있는데 시의회가 현 청사 대지에 11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별관을 신축하는 것은 예산을 이중적으로 낭비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즉각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는 2030년까지 1560억의 사업비를 들여 처인구 마평동 용인종합운동장에 처인구 청사 이전 신축과 함께 제2의 행정타운을 계획하고 현재 추진 중이다.
따라서 시의회의 공간 부족은 처인구의 새 청사가 건설되면 여유공간이 있어 이곳에 별관을 조성할 경우 큰 예산 소요없이 자연스럽게 사무실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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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특례시 청사 전경 사진제공=용인시 |
여기에 시청사를 찾는 많은 민원인은 용인시 청사 내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주차장 확보이지 시의회 별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별관 신축 취소 내지는 연기를 촉구했다.
시 청사 주차면 수는 총 1017개면으로 이 가운데 민원인 주차면은 445개로 항상 만차 상태를 유지하는 등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민원인들은 주차면을 찾아 심할 경우 1시간 이상 시청내를 빙빙 돌아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에 민원인들은 시의회 별관보다는 이 부지에 차라리 시민을 위한 주차장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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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문화복지위 회의 모습 사진제공=용인시의회 |
앞서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7일 예산계수조정을 진행해 42건에 121억 가량의 예산삭감을 수정 가결했으며 이 가운데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및 점등식과 시민연등축제를 비롯해 취약 노인가구 생활편의 지원사업 등 20건에 대해서는 아예 모든 예산을 삭감해 매년 해오던 사업 자체가 백지화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문화복지위는 시 산하단체인 청소년미래재단과 용인문화재단, 용인시축구센터 등에 대한 출연금 예산을 일률적으로 20%씩 삭감해 직원들 인건비가 부족할 우려를 낳는 등 이들 단체 운영이 마비될 위험에 처했으며 내년 6월로 예정된 제42회 대한민국 연극제 개최도 불투명하게 됐다.
반면 별관 신축과는 별개로 시의회는 시의회 의정담당관 예산은 47억 7988만원으로 오히려 올해 대비 3억 442만원으로 증액한데다 대회의실 LED 전광판 설치 6400만원, 전자회의시스템 프롬프터 구축 1600만원, 의원실 재배치 이사비 1700만원, 의정활동 공통경비(교섭단체) 2131만원을 신설했다.
아울러 시의 업무추진비 등 10% 감축과는 달리 시의회는 의장 등 의원들의 예산은 삭감 없이 올해와 같이 편성했으며 이슬람국가 술반입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의원 국외여비도 올해와 동일한 1억 2600만원을 편성하는 등 그들만의 예산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시의회의 한 의원은 ""의원과 직원 수 증가로 현 청사는 포화 상태이고 공간 재배치 등에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돼 별관 신축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시민 김 모씨는 "용인시의회의 "더 크게 듣겠습니다, 더 깊게 보겠습니다, 더 가까이 가겠습니다란 문구와 함께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의회, 민의가 올바르게 실현되는 의회,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결의가 낯부끄러울 따름"이라며 "하루빨리 시민을 위한 시의회 본연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sih3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