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거래소 '위믹스' 깜깜이 재상장...투자자 권리 보호 '물음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3 15:52

5대 거래소 중 업비트 제외하고 거래지원 재개 결정
리스크 해소 파악하기 힘들어...'김남국' 관련 의혹도 문제
'재상장 금지 기간' 모호성도 문제...고팍스만 3개월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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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위믹스 CI.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최근 각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연이어 재상장(거래지원 재개)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위믹스의 투명성이 제고돼 거래중지 사유가 해소됐다는 입장이지만, 명확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또 다른 권익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위믹스의 재상장을 공지, 오후 6시 45분경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이미 지난 2월 코인원, 11월 고팍스, 이달 8일 코빗이 위믹스 거래지원을 재개한 바 있어, 5대 원화마켓 거래소 중 4곳이 재상장을 결정하게 됐다.

위믹스는 지난해 불거진 ‘허위 유통량 공시’ 논란으로 같은 해12월 8일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이하 닥사) 명의 거래지원 중지가 발표된 바 있다. 위믹스 측이 기존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 계획보다 초과된 물량을 유통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조치는 불과 3개월 만에 빛을 바랬다. 올 2월 코인원이 단독으로 위믹스 재상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허위 공시’에 의한 상폐가 결정됐지만, 재상장에 대한 별도의 닥사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이 없다는 것이 주요 논지였다.

이에 닥사는 올 3월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공개해 회원사의 단독 재상장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르면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지원 종료일부터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기간이 지났더라도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되지 않은 경우 등에 거래지원 재개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미 한 달 전 재상장을 결정했던 코인원의 경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재상장을 결정한 거래소들의 공지만으로는 위믹스 유통량이 실제로 정상화됐는지 투자자가 실시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각 재상장 공시에는 올해 벌어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법적 리스크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고, 해당 의혹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재상장이 금지되는 ‘일정기간’에 대한 해석도 문제로 꼽힌다. 거래지원 정지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재상장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고팍스에서 발생했다. 지난 11월 8일 상장을 결정한 고팍스는 바로 다음날 닥사로부터 3개월 의결권 제한이라는 권고 조치를 받았다. 상기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불과 한달이 지난 시점인 이달 8일 코빗, 12일 빗썸이 위믹스 거래지원 재개를 결정했을 때는 닥사가 아무런 제재를 내리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명목상 ‘일정 기간’이 지나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대체로 ‘1년’이라고 추산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고팍스 상장 이후 위믹스 코인 거래량이 7배가량 폭등하자 타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을 위해 눈감아 준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재상장 금지 기간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팍스만 애꿎은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위믹스 거래지원 재개 사태를 통해 평소 ‘투자자 보호’를 외쳤던 닥사와 회원사 거래소들의 목소리가 공염불에 그치고, 차후 투자자들의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닥사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들의 위믹스 거래지원 재개는 자율규제 위반 사항이 아니다"라며 "거래지원 종료 의무가 있는 정확한 기간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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