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포트] 기후재앙을 막자…"기후목표 달성 위해 ‘기후재정 7배 증가’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8 13:28

세계기상기구, ‘지구 기후 2011-2020: 가속화된 10년’ 보고서 기후조치 필요성 강조

역사상 가장 더운 10년…전례 없는 빙하·빙상 손실, 식량위기 초래 등 피해 잇따라

3333

▲남아프리카의 번개.(사진 - WMO 사진달력)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세계 각국이 제시한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민간 부문 기후재정이 향후 최소 7배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1년부터 2020년 사이에 기후 변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급증해 그 사이 기후재정은 당초 예상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기후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지구 기후 2011-2020: 가속화된 10년’ 보고서 발표를 통해 기후위기로 인해 인류에 미치게 될 재앙에 대해 경고하며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WMO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0~2020년 사이 기후 변화 속도가 급증했는데, 이를 ‘기록상 가장 따뜻한 10년’으로 규정했다.

이 시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온실가스 농도는 육지와 바다의 온도를 기록적으로 높이고, 얼음이 녹고 해수면 상승이 극적으로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해양 폭염은 더욱 빈번하고 강렬해졌으며, 해양 표면의 약 60%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은 주로 해양 온난화와 육지 얼음 덩어리의 감소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는데, 2015~2020년까지 해수면은 연간 4.5mm의 속도로 상승했다.

전 세계에서 측정된 빙하는 연평균 약 100만개가 얇아졌다.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은 2001~2010년 기간 보다 2011~2020년에 얼음이 38% 더 많이 사라졌다. 이는 빙상 질량 손실이 가속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극 해빙 면적 또한 수십 년 동안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은 인명 피해가 가장 많았고, 열대 저기압은 경제적 피해를 가장 많이 입혔다.

특히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기후 부문의 극단적인 사건이 식량 안보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영영실조 인구가 2001~2010년까지 13.1%에서 8.6%로 크기 감소했지만, 이러한 감소 추세는 더 이어지지 못한 채 2011~2020년 동안 정체상태를 유지하거나 2020년 오히려 9.3%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라하 이남 아프리카와 남부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2020년까지 영양실조율이 각각 22.7%와 15.4%로 증가했다.

보고서에서는 또한 인류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 달성이 농식품의 가치 사슬을 따라 기후 위험관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열 스트레스 여건이 좋지 않으면 농식품의 생산 단계에서 식량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 기상 관련 위험은 도로 인프라에 영향을 미쳐 교통 및 시장 접근을 방해해 식량의 부패 및 폐기물 발생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다.

2011~2020년 기간 동안 심화된 기상 위험으로 인해 식량 위기 및 SDG 달성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오늘날 인류가 겪는 위기 중 상당수는 기후와 환경변화, 재해 위험, 갈등, 이주 등이 복잡하게 혼합되어 발생한다"면서 "특히 지난 10년간 기록된 모든 재해 이동의 거의 94%는 날씨 관련 사건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youns@ekn.kr

김연숙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