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핀셋 인사'...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메시지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8 15:07

계열사 CEO 인사 '조직안정'

현 CEO, 실적 개선 과제



생보사 인수 검토, 생명 CEO만 교체

'비은행 강화' 갈증 계속



내년 안정적 사업기반 강화 주력

비금융·신기술 등 미래사업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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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금융 관계사 8곳 가운데 하나생명 최고경영자(CEO)만 교체하는 핀셋 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년도 그룹의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같은 경우 생명보험사 인수를 검토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함 회장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보험사를 중심으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하나금융은 내년도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외부 시장에 흔들리지 않도록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비금융 영역, 인공지능(AI)와 같은 신기술에도 미래 신사업을 개척할 방침이다.


◇ 8곳 중 7곳 계열사 CEO 유임...'실적 개선 만전' 메시지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자산신탁,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티아이 등 8개 관계사 가운데 하나생명 대표이사만 교체한 것은 현 CEO가 책임을 지고 내년 실적을 끌어올리라는 그룹 차원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위험관리에 기반을 둔 영업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각 CEO들은 실적 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하나금융은 올해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3분기 누적 기준 2조97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비은행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확대,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개선에 힘입어 1조6964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하나증권이 3분기 누적 1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하나캐피탈(1910억원)과 하나카드(1274억원)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24.5%, 23.1% 감소한 탓에 그룹의 비은행부문 비중은 뒷걸음질 쳤다. 연결 기준 비은행부분 기여도는 2021년 말 32.9%에서 2022년 18.9%,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2.8%로 하락했다. 그룹 순이익의 대부분이 하나은행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하나금융은 올해 하반기 KDB생명 인수를 검토했으며, 최근 하나생명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남궁원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을 내정할 정도로 보험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갈증이 큰 상태다.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는 하나생명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사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하나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었다.


◇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내년 공격 M&A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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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특히 올해 하나금융의 KDB생명 실사는 우리나라 생명보험시장 규모, 성장성, 생보업 경쟁 구도 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내년 적절한 매물을 인수하는데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중장기 과제인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외부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하나금융이 보유한 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의 내외부, 금융과 비금융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은행뿐만 아니라 비금융 영역,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바탕을 둔 분야에서도 미래 신시장을 개척하고, 디지털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달 13일부터 하나은행과 하나카드가 쿠팡페이와 손잡고 ‘셀러월렛 빠른정산 서비스’를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 판매사업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 전용 앱에서 판매, 지출 내역 확인은 물론 계좌 개설, 계좌 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서비스는 하나은행이 금융과 핀테크라는 기존 업무영역을 넘어 고객이 이용하는 사업 플랫폼 안에 새로운 금융환경을 개척한 사례다. 최근 금융당국이 당부하고 있는 소상공인 대상 상생금융에도 부합한다.

하나금융 측은 "내년에도 금융시장은 높은 불확실성으로 예측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 놓여 있다"며 "환경의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본업의 핵심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는 글로벌 금융기관들과의 협업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선도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 본업 강화와 지원을 위한 디지털 역량도 지속적으로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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