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송기우 에디터]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고등어: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바다처럼 짰다’, ‘마음 쓰는 밤’ 등을 출간하며 10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의 글쓰기 안내자이자 고유한 이야기를 써온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신구) 문예창작학과 고수리 교수는 미움과 혐오가 만연한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 선명하게 맺히는 장면들을 모은 산문집 ‘선명한 사랑’을 출간했다.
삶을 보듬는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고수리 작가. 1년여 만에 펴내는 산문집 ‘선명한 사랑’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연재 중인 ‘관계의 재발견’ 일부 원고를 다시 쓰고 그간 발표하지 않은 원고들까지 더해 한 권으로 묶었다.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쓰고 잘 돌보는 일은 자신을 일으키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힘이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무엇보다 ‘선명한 사랑’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에게 베푸는 마음이란 가까스로 해내려는 마음이 먼저고, 그 마음을 함께 키워갈 때 다정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배운다. 마주하는 타인에게 마음을 쓰고 돌보고 애쓰는 마음은, 다시 돌아와 자신을 일으키고 다정하게 안아주는 힘이 된다는 안온한 희망을 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모쪼록 힘이 나는 따스한 이야기로. 나날이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넘쳐나지만 한 줌의 햇볕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수리 교수의 글 속에는 쉽게 잊히고 사라져가는 것들이 붙들려 있다. 하루아침에 애정을 갖고 있던 공간이 사라지고 새 가게가 들어서도, 그곳에서 매일 열심히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글 속에 정답게 담긴다.
코로나 시절에 만날 수 없어도 현관 손잡이에 먹을 것을 걸어두며 정을 나누는 이웃, 만원 지하철 안에서 아이들을 배려해 서 있을 공간을 내어주던 승객들, 타인을 위해 약간의 용기를 담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안내 방송을 하는 기관사, 동네고양이를 위해 밥자리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미용실 아주머니, 좋아하는 책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글을 쓰는 동네책방 사람들.
고 교수는 타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쌍둥이 유아차를 몰아본 경험으로 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조심스레 공감을 건넨다. 비좁고 가파르고 빠른 세상에서, 커다란 몸집으로 느리게 나아가는 사람이 됐을 때 간단한 이동조차 대단한 각오가 필요했던 그 경험을 잊지 않고 겹쳐 본다. 누군가의 뒤꿈치에서 잘 살아보려는 의지를 읽는 사람, 마스크로 가려진 사람의 표정이 궁금한 사람, 스마트폰 너머에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는 사람, 모쪼록 힘이 나는 인사를 먼저 건네는 건 여유가 아니라 용기라고, 내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서 타인을 향해 마음을 기꺼이 기울인다.
안희연 시인은 "이 책은 세계의 협소함을 사랑의 광활함으로 끌어안으려는 고수리식 러브 레터다"고 극찬했다. 안 시인은 "경험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숨을 곳 없이 그대로 세상에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용감한 일이다. 그럼에도 묵묵하게 써온 글들이 고수리를 앞으로 힘껏 밀어준다"며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해해보고 싶고, 사랑해보고 싶게끔. 이토록 대책 없는 다정이라니. 세상을 이렇게 선하게만 살아도 되는 걸까 의심하다가도 다시 한번 믿어보고 싶어진다. 이 사랑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독자들도 ‘선명한 사랑’을 믿어주길 바란다. 함께 멀리 나아가자고 기꺼이 손을 내밀고 폭닥 안아주는 삶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는 순수문학 분야, 미디어 콘텐츠 창작 분야, 웹 콘텐츠 창작 분야, 독서 논술 및 창작 지도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전문작가를 양성하고 있다.
현직 작가들로 구성된 전문 교수진이 1대 1 맞춤형 창작 지도를 진행하는 차별화된 교육과정으로 재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수리 작가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작법과 에세이를 가르치고 있다. 다정하면서도 세심하고 전문적인 지도로 다수의 브런치 작가와 에세이스트를 양성하고 있다.
세종사이버대는 12월 1일부터 2024학년도 봄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