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건희 여사' 난제에 내놓은 한동훈의 답, 이준석·윤희숙 예측 적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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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하며, 각종 현안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한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에 앞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이 거론되지만, 정치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꼽힌다’는 질문을 받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 발언은 중국 근현대 작가이자 사상가인 루쉰(魯迅)의 저서 ‘고향’ 가운데 희망을 표현한 대목을 인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에는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있다.

결국 위기를 맞은 국민의힘이 뜻을 모아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올 경우, 이를 적극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날 오전 이준석 전 대표와 윤희숙 전 의원 등 여러 인사들이 내놓은 예측과도 유사한 스탠스다.

이 전 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지금 (비대위원장) 안 가면 우스워진다"며 "(한 장관은) ‘너희가 이견이 없으면 내가 해줄게’ 이런 것이지 않나, 그 조건이 맞춰지려면 며칠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윤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그분(한 장관)의 인기 때문에 지금 호랑이 등이 딱 형성된 것이지 않나. 대세를 거스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봤다.

특히 윤 전 의원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아름다운 대립각"을 고심 중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장관이 각종 현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완전히 척을 지지는 않으면서도, 중도층에 소구할 수 있는 쓴소리를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한 장관은 자신을 중용한 윤 대통령을 고리로 민주당 등이 ‘윤석열 아바타’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모든 공직자와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하는 관계"라며 윤 대통령과의 협력 당위성을 원론적으로 풀어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을 겨냥해선 "자기들이 이재명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절대복종하니까 남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대야 투사’로서의 면모를 재차 드러냈다.

이 가운데 한 장관과 윤 대통령 사이 ‘거리감의 적절성’은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야당 공세에 대한 대응법에 주로 초점이 맞춰진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관련, "딱 지금 선거 전략 짜는 사람들 수준이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답을 내는 정도에 그친다"며 "대단한 궁극의 결단인 양 ‘(특검) 받겠다. 하지만 수사는 정쟁을 피하기 위해 총선 뒤에 하자’ 역제안 던지는 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의원도 "총선 바로 전에 특검을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러면 (특검을) 미루든가 뭘 하든가 어쨌든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국민들이 납득해 주시려면 거기에 대한 선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이름, 김건희 이름, 이재명 이름을 다 가려놓고도 우리는 똑같이 한다는 것을 국민들한테 납득시켜야 된다"며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이 선조치에 대한 얘기가 있어야 된다"고 촉구했다.

한 장관은 실제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며 ‘시점의 문제’를 제기했다. 동시에 "법 앞에 예외는 없다. 국민들이 보고 느끼기에도 그래야 한다"며 윤 전 의원과 궤를 같이 하는 시각도 보였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이런 ‘시점 프레임’에 "민주당이 콧방귀도 안 뀔 것"이라며 "국민 여론도 ‘정쟁을 피하기 위해 선거 뒤에 하자’라고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 전망한 바 있다.

이밖에 한 장관은 자신이 김 여사 등 윤 대통령 관련 이슈 대응을 곤란해 할 것이라는 일각 시각에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런 이슈를) 나한테 물어보라고 여러 군데 (언론에) 시키고 다닌다고 그러더라"면서 "이걸 물어보면 왜 내가 곤란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이야말로 이재명 대표 옹호하는 데 바쁘니까 나도 그럴런가 (여긴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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