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코스닥→ 코스피행 이어져
포스코DX·엘앤에프·HLB 등 절차 진행 중
자금 유입 확대·저평가 해소 등 효과 기대
▲코스닥 상장사들이 내년 초 코스피 이전 상장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내 우량 상장사들이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의 이전 상장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코스피 상장 시 얻게 될 자금 조달 효과와 저평가 해소 기대 등으로 이전 상장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코스피 이전 상장 첫 타자는 포스코DX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DX는 내년 1월2일부터 코스피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주권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제출한 이후 지난 12일 코스피 이전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승인 다음날인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1월2일을 코스피 매매 개시 예정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포스코DX는 상장 23년 만에 코스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이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도 이전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10월26일 한국거래소에 이전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상장예비심사에 통상 2개월가량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 심사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심사에서 통과하면 내년 1월 중 코스피에서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상장예비심사 신청 소식에 내년 초 이전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면서 엘앤에프 주가는 이달 들어 10% 넘게 올라 19만원선을 돌파했다. 엘앤에프 주가가 19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9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스닥 상징과도 같던 바이오주도 코스피로의 이전을 추진 중이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 수년간 바이오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바이오주가 시총 상위권을 휩쓸어왔으나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내년에는 대형 바이오주들이 속속 코스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가총액 6위인 HLB는 최근 코스피 이전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HLB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이후 오는 21일 주주총회를 통해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코스피 이전상장 승인 관련 최종 내용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HLB 주가는 바이오주 상승세와 이전 상장 추진 소식에 힘입어 이날 장중 5만2500원으로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날 기준 외국인들도 8거래일 연속 HLB를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코스닥 입성 6년 만에 증시에서 사라지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과의 합병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합병을 앞두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8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 정지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7만5900원으로 시가총액은 코스닥 3위인 12조4829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28일 합병을 추진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흡수합병되는 형태로 합병 후 통합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12일이다.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데는 자금 유입 확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특히 시가총액 규모가 5조원 이상의 우량 기업의 경우 코스피로 이전 상장 후 코스피200 등에 포함되게 되면 자금 조달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코스닥 상장 기업이 코스피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왔던 점을 고려했을 때도 저평가가 해소된다는 장점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 기업은 실적만 받쳐준다면 외국인과 기관들의 수급이 더 활발해질 수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며 "자금 확보 차원에서도 코스피에 상장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