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루메드, BW 발행 철회…계속되는 유동성 위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8 14:56

금감원 반려에 결국 포기…주가 하락 지속



200억원 사채로 50억 CB 상환하려다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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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루메드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대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찍어 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코스닥 상장법인 셀루메드가 결국 사채 발행을 취소했다. 유입되는 자금으로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CB) 등의 상환에 사용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8일 셀루메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0월 결의했던 200억원 규모 BW 공모 발행을 철회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셀루메드는 시설자금 65억원, 운영자금 115억원, 채무상환자금 20억원 마련을 위해 BW 공모를 추진했었다.

셀루메드 측은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시장 상황과 대내외 현안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금번 공모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BW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셀루메드가 처음 BW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한 것은 지난 10월 13일이다. 규모는 200억원이며 조달한 자금은 시설자금에 65억원, 운영자금에 115억원, 채무상환에 20억원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처음 BW 발행을 확정할 당시 기준으로 신주를 발행가 3313원에 총 603만6824주를 새로 찍을 수 있었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신주 가격을 최소 2320원까지 낮출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졌다. 12월 들어 셀루메드의 주가는 BW의 최소 신주발행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2000원선에 가까스로 턱걸이 중이다.

이 와중에 지난 11월 금융감독원은 셀루메드의 BW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요사항의 기재 불충분 등의 이유로 정정을 요구했다.

시장과 당국의 우려대로 이미 셀루메드는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상태다.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5억원이 고작이다. 1년 이내에 만기가 다가오는 유동부채는 415억원에 달한다. 오랜 기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이익결손금 규모만 848억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앞서 발행한 사채의 상환에도 차질이 생겼다.

앞서 셀루메드는 지난 4월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다. 만기는 2026년 4월까지였지만 발행 7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했다. 만기일 전이지만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조기회수를 요구했다는 얘기다. 채권자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까지 있었지만 셀루메드 입장에서는 조건을 더 낮추는 BW 발행이 의미가 없었다. BW 발행으로 CB 기한이익상실에 따른 부채를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 셀루메드는 이차전지와 이륜전기차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주가부양에 힘썼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이 심화하는 중이다.

셀루메드의 본업은 의료기기와 바이오로직스, 코스메슈티컬 사업이다. 최근 코스메슈티컬 사업은 매출채권 회수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철수한 바 있다.

악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버텨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가를 토대로 한 메자닌(CB·BW)을 일반 공모 방식으로 발행하려다 보니 시장의 호응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을 기관 대상이 아니라 일반공모 방식으로 모집하는 경우는 대부분 회사채 등급이 투기등급(BB이하)인 경우"라며 "최근 KG모빌리티(BB0/안정적) 등이 공모 방식의 BW 모집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공모 방식의 메자닌은 조심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셀루메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부정적’이다.

khc@ekn.kr
강현창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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