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은’ 강성부 펀드 DB하이텍 엑시트로 DB 지주전환·수익달성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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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KCGI(일명 강성부펀드)가 투자목적회사(SPC)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DB하이텍 주식을 DB에 매각하면서 DB의 지주전환과 더불어 수익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눈길을 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캐로피홀딩스는 DB하이텍이 발행한 보통주식 312만8300주(지분율 7.05%) 중 250만주(지분율 5.63%)를 DB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총 1650억원이다. 이는 주당 6만6000원 수준이다.

이를 통해 KCGI는 두 가지 이득을 얻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지난 28일 오후 DB하이텍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을 공시했다. 주주환원 확대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주요내용으로는 △향후 5년간 주주환원율 30%대 유지, 배당성향은 10%대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해 탄력적으로 운영 △자사주 취득율도 발행주식총수의 6.14%에서 15%까지 점진적 확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 선임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의장은 사외이사로 선임 △감사위원회를 연 4회 이상 확대 운영하고, 위원장과 외부감사인의 독립적 회의를 보장 △국내외 신뢰도 있는 기관의 지표 및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한 이사회 평가 정례화 등이다.

KCGI는 이날 DB하이텍이 제시한 경영혁신 계획에 대해 환영한다고 29일 밝혔다.

KCGI 측은 "그 동안 수차례의 대화를 통해 KCGI가 지속적으로 요청한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대부분을 DB하이텍 이사회 및 경영진이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경영혁신 계획에 따라 DB하이텍의 거버넌스는 보다 선진화되고, 주주가치 또한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통한 감시와 견제 방안이 빠져 있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판단되며, 향후 이러한 내용을 보강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 매각을 통해 돈방석에 올라앉은 것도 또 하나의 성과다. 캐로피홀딩스는 지난 3월 578억원을 들여 DB하이텍 주식 92만8300주를 주당 6만2297원에 매입하며 처음으로 5% 지분공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는 매각가 대비 주당 5.94%(3703원)의 수익률을 올린 거다.

또 그간 약 220만주 지분을 장내에서 매수했는데 당시 주가가 5만원을 밑돌았다. 평단가 5만원을 계산해도 주당 1만6000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92만8300주를 제외한 157만1700주를 5만원에 매입한 만큼 이번 지분 매각으로 3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계산된다.

한편 DB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DB하이텍 지분 18.05%를 확보하게 됐다. KCGI측은 DB의 DB하이텍 지분 추가 매입 및 DB하이텍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통한 지분율 상승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CGI는 이번 지분매각 이후에도 DB하이텍의 지분 1.42%를 보유한 주주로서, 사외이사 추천 등 주주권의 적극적인 행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이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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