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반도체 경기 침체 등 영향 3년 만에 감소…전년보다 7.4% 줄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1 11:45

2년 연속 무역적자…적자규모는 477.8억달러→99.7억달러 '축소'
반도체 2개월 연속·자동차 18개월 연속 수출 증가 '수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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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한국의 지난해 수출이 6326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주력인 반도체 등 분야에서 축소된 탓에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해 99억7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다만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 2022년 실적인 477억8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 하반기 들어 수출이 회복한 데 따른 것이다.

작년 12월 수출은 주력인 반도체, 자동차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하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내년 수출 전망을 밝게 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자동차는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고 일반기계, 선박 등의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지난해 수입은 6426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1%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이지만 2022년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다.

지난해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7% 감소한 986억30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에 저점을 찍은 반도체 수출은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 및 수요 개선으로 11월에 증가세로 전환된 뒤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15개 주요 품목 중에는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같은 고부가 차량의 수출 판매 호조로 70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541억달러)보다 30% 이상 늘었다. 일반기계는 4.6%, 선박은 20.9%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터 -53.3% △바이오헬스 -18.0% △석유제품 -17.0% △석유화학 -15.9% △디스플레이 -12.1% △섬유 -11.2% △무선통신 -10.2% △철강 -8.4% △이차전지 -1.5% △차부품 -1.5% △가전 -1.0% 등 나머지 12개 제품은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9.9% 감소하며 1248억4000만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를 주력으로 하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달 1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9대 수출시장 중에는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 -12.5% △중남미 -7.4% △일본 -5.1% △인도 -4.8% 등 5개 시장으로의 수출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미국(5.4%↑) △유럽연합(EU·0.3%↑) △중동(7.3%↑) △독립국가연합(CIS·13.2%↑) 등 4개 시장은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천157억달러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시장’ 지위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8.3%로, 중국(19.7%)에 0.5%포인트 차이로 바짝 다가섰다. 이는 2003년(1.4%포인트) 이후 가장 작은 차이다.

폴란드(14.8%↑)와 아랍에미리트(UAE·11.9%↑), 사우디아라비아(9.4%↑) 등 정상외교가 활발했던 국가로의 수출도 늘었다. 폴란드는 K-방산 수출 호조 영향, UAE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수출 증가, 사우디는 자동차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이 이유다.

무역수지는 수출의 점진적 개선과 에너지 가격 안정화 등에 따른 수입 감소로 지난해 6월 흑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만 놓고 보면 16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하며 수출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며 "새해에도 우리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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