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포트] 이상기후에 대형산불로 상처 입은 지구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3 13:27

건조한 날씨에 이상고온 현상 겹쳐 캐나다·스페인·하와이서 역대급 대형 산불



우리나라도 봄 서쪽지방서 이례적인 산불···정부, 기후위기 대응능력 강화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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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지난해는 강력한 산불로 지구촌이 고통받은 한 해였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건조한 봄철에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산불은 더욱 거세졌다고 분석된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4월 서쪽 지방에 건조하고 초여름 같은 더운 날씨로 큰 산불이 발생했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하와이·스페인은 역대급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캐나다에서는 산불이 지난 4월부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를 중심으로 8월까지 발생, 주 역사상 가장 큰 산불로 기록됐다.

캐나다 당국은 이른 폭염으로 나타난 대형 산불로 축구장 약 200개 규모인 160만헥타르(ha)를 불태우고 이재민은 16만명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영국 비영리 자선단체인 ‘크리스찬에이드’의 ‘2023년 기후재난 피해 비용 집계’ 보고서는 기후재난의 경제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올 한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기후재난 20건의 경제적 피해 규모 추산액을 해당 지역 인구수로 나눠 계산했다.

지난 8월 발생한 하와이 산불이 일으킨 경제적 피해 규모는 1인당 4161달러(539만원)로, 분석 대상 20건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산불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총 60억달러로 추산된다. 하와이 주정부는 이 산불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2%에서 1.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재난의 영향이 지속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보고서는 "실제로 하와이 산불 피해로 사망자 181명과 피해자 7695명이 발생했지만, 이번에 산출된 1인당 피해 규모 4161달러에는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도 지난 8월 유명 휴양지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테네리페섬에서는 북쪽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로 숲 1만1600ha가 소실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 산불로 11곳의 마을이 위협에 처했고 지금까지 약 1만2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다행히 부상자나 주택 피해는 없다.

AP통신에 따르면, 테네리페섬은 스페인 본토와 마찬가지로 지난 수년간 가뭄을 겪어왔다. 기후 변화로 기상 패턴이 변화하면서 최근 몇 년간 강우량이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폭염으로 스페인 본토는 섭씨 40도까지 치솟고 테네리페섬도 평균 최고기온 섭씨 30도로 예보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홍성·당진·보령·대전·고창·서울 등 서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총 3013ha의 임야가 불탔다. 당시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건조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건조한 날씨에 서울 기온은 24.9도로 초여름만큼 기온이 올랐다.

서쪽 지역에 봄철 건조한 날씨에 이상 고온 현상이 겹치면서 강력한 산불을 일으킨 것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기후위기 재난대응 혁신방안’에 발 맞춰 산불 대응 능력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불 발생여부를 실시간 감지하는 ‘지능형 산불방지 ICT 플랫폼’ 사업을 오는 2025년 말까지 확대하고, 기존 진화차보다 방수량이 네 배 이상 많은 고성능 산불진화차와 담수량 8000리터급 이상 대형 헬기도 확대 도입한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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