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에 주가 부진 지속...7만4000원선까지 내려
개선세는 뚜렷...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수혜 예감
증권사 앞다퉈 목표가 상향...‘10만 전자’ 전망도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 하루 전날인 8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긍정적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을 등에 업고 올 1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시작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에 각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9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10만원으로 상향한 곳도 나타났다.
◇ ‘어닝 쇼크’에 주가 부진 지속...7만4000원선까지 내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새해가 시작된 후 첫 장인 2일 8만원에 근접한 7만9800원까지 기록했지만, 이후 약세가 계속되며 이날 7만4000원선까지 하락했다. 미국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이날 장 시작 전 공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매출액·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1%, 35.03% 감소한 67조원,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시장 전망치(매출 70조원, 영업익 3조7000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이에 대한 실망감에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매출은 258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 개선세는 뚜렷...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수혜 예감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이 바닥이며 연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작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메모리 반도체 재고 감소 등 업황 회복에 따른 개선세가 뚜렷해서다.
게다가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DS부문도 적자 규모가 대폭 줄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하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의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미국 소비자가전 박람회(CES) 개최를 앞두고 AI 반도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NVDA)의 주가가 전장 대비 6.43% 급등했다.
AI가 주요 테마로 떠오른 이번 CES에서도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커지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는 AI 반려로봇 ‘불리’, AI에 대비한 보안플랫폼 ‘삼성 녹스’의 강화, AI 기능이 탑재된 가전 신제품 등 여러 가지를 선보인다. 당장 올해 출시될 갤럭시 S24도 ‘온디바이스 AI’를 표방했다. 이 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확산, 증가할 경우 데이터센터 및 PC·스마트폰 수요도 늘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앞다퉈 목표가 상향...‘10만 전자’ 전망도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주가부진에도 아랑곳 않고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상향, ‘9만 전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달 중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9곳 중 6곳이 적정주가를 상향 제시했다. △NH투자증권(9만원→9만5000원) △DS투자증권(9만2000원→9만9000원) △한국투자증권(9만4000원→9만9000원) △하나증권(9만5000원→10만원) △삼성증권(9만원→9만5000원) △메리츠증권(9만4000원→9만5000원) 등이 그곳이다. 모두 목표가 9만원 이상인 데다 많게는 10만원을 바라보는 곳도 있어, 연내 사상 최고가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본격적 실적 개선 시기를 올 2분기로 예상한다"며 "메모리 감산 축소에 따른 원가 효율화에 기반해 올 4분기까지 구조적인 실적 회복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