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金(김) 생산되던 곳에서 광양제철소 金(철) 생산
▲광양시청. |
10일 시에 따르면 광양김시식지는 인류 최초로 김을 양식한 김여익과 그 역사를 기리기 위한 곳으로 영모재, 김 역사관, 유물전시관 등을 통해 김의 유래, 제조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김여익은 병자호란에 청과 굴욕적인 화의를 맺었다는 소식에 통탄하며 광양 태인도에서 은둔하던 중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에 해초가 걸리는 것을 목격한다.
이에 착안하여, 1643년 강과 바다가 만나 영양이 풍부한 태인도의 이점을 살린 섶꽂이 방식의 김 양식법을 최초로 창안 보급하면서 바다를 경작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수라상에 오른 김에 매료된 인조 임금이 광양의 김여익이 진상했다는 말에 그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도록 했다는 스토리는 듣는 이의 흥미를 끈다.
음력 10월이면 후손들은 김시식지 내 인호사에서 김여익의 공을 기리고 있으며, 정월대보름에는 김의 풍작과 안녕을 기원하는 용지큰줄다리기가 300여 년 동안 이어진다.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이 생산되던 태인도 일대에는 단일 공장 규모 세계 최대 조강 생산량을 자랑하는 자동차 강판 전문 광양제철소가 건설돼 金(김)과 글자가 같은 金(철)을 생산하면서 지명의 무게를 되새겨 보게 한다.
김성수 시 관광과장은 "광양의 김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의 풍부한 영양과 일조량 덕분에 맛과 향이 매우 뛰어났다"며 "자연과 도모한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광양김시식지는 전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은 K-푸드 김을 인류 최초로 양식한 창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동주의 시 정신이 흐르는 정병욱 가옥, 배알도 섬 정원, 망덕포구 먹거리타운 등 낭만 가득한 겨울 인기 여행지들과도 인접해 있어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유익한 장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양김시식지는 설, 추석 등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되며, 문화관광해설사의 깊이 있는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광양=에너지경제신문 이정진 기자 leejj0537@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