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시대 막 올랐다…"비트코인 시세 50만달러로 오를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1 11:23
FINTECH-CRYPTO/SEC-PROBE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그동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온 미국 증권선물위원회(SEC)가 마침내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10일(현지시간) 승인했다. 기관들은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인기 투자수단인 ETF를 통해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일 수 있어 비트코인이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SEC는 성명을 통해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장 예정인 상품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아크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 발키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등이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11일부터 거래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카메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과거 2013년 현물 비트코인 ETF 상장을 첫 제안한 이후 10년 넘게 반대해왔던 SEC가 드물게 백기를 들은 사례"고 이날 보도했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개별 주식 등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고, 상시 매매가 가능한 장점이 있어 인기 투자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 상품들의 자산규모가 7조달러에 달한다.

SEC의 이번 ETF 승인은 선물이 아닌 현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선물과 현물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시도는 번번이 좌절돼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선물을 기반으로 한 ETF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상장됐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선물 ETF인 BITO(ProShares Bitcoin Strategy)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2배 레버리지 및 하락에 베팅하는 ‘숏’(Short) 상품들도 이미 상장목록에 올라 있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펀드가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을 실제로 구입해 보유해야 한다. 2021년 2월 캐나다에서 세계 최초 비트코인 현물 ETF인 BTCC(Purpose Bitcoin ETF)가 상장됐지만, 금융 중심지인 미국에서는 현물 ETF의 승인이 번번이 보류돼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유동성과 시세 조정 등 문제를 제기한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 변동성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극심할 것으로 우려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1년 60% 가량 급등한 비트코인 시세는 2022년에 64% 급락했지만 작년에는 두 배 넘게 뛰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에도 "오늘 위원회는 특정 현물 비트코인 ETP에 대한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지만 비트코인을 인정하거나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가치가 연계된 상품과 관련된 수많은 위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신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트코인은 기존에는 회계규정이나 규제 등의 이유로 기관에서 쉽게 매입할 수 없었지만, 현물 ETF 출시로 기관 투자자 자산 포트폴리오에 간편하게 편입될 수 있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캠프벨 하비 금융 교수는 "이번 승인은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걱정 없이 암호화폐 익스포져를 늘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 시세는 SEC의 승인 소식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54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3% 오른 4만6529달러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1년 새 160% 넘게 올랐던 만큼 이번 호재가 선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오는 4월에 예정된 반감기마저 거쳐야 비트코인이 본격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 시세 전망과 관련해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12개월 이내 10만달러, 혹은 15만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현물 ETF 승인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공급은 (반감기 등으로) 한정돼있기 때문에 5년 안에 50만달러로 오를 잠재력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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