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OCI, 통합 계약 체결…이우현·임주현 각자대표체제
OCI, 부광약품과 합작사 설립 계기로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확대
부광 ‘오픈이노베이션’·한미 ‘신약 파이프라인’·OCI ‘자금력’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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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겸 부광약품 대표(왼쪽),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사진=각사 |
부광약품과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신약개발 R&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OCI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두 그룹은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는다.
향후 두 그룹은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되며, 사명 및 CI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OCI그룹은 지난 2018년 부광약품과 합작사를 설립해 바이오신약 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해 부광약품을 OCI홀딩스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우현 회장은 부광약품 단독대표도 맡고 있다.
OCI그룹의 부광약품·한미약품 통합은 두 제약사가 보유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높여줄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연매출 2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중견 제약사로, 지난 2022년 창립이래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부광약품은 ‘국내 1세대 오픈이노베이션 선도 제약사’로 불릴만큼 일찍부터 신약개발 R&D와 오픈이노베이션에 투자해 왔다.
부광약품은 △요소순환장애 치료제를 보유한 미국 ‘에이서테라퓨틱스’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미국 ‘임팩트바이오’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덴마크 ‘콘테라파마’ △전립선암 신약을 개발 중인 ‘다이나세라퓨틱스’ 등 다수의 해외 바이오텍에 대해 각각 수십억원대 지분투자를 통해 각각 최대 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광약품의 2018~2022년 5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는 매년 10~12%대를 유지했고, 지난해 1~3분기 누적 연구개발 투자비는 매출의 25%나 됐다.
한미약품은 ‘한국 최초 비만치료제’ 타이틀을 노리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등 분야에서 26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 투자해야 하면서도 성공 확률이 10% 미만에 불과해 소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할수록 실패에 따른 타격이 커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반면, 글로벌 빅파마처럼 수십~백여개 파이프라인(포트폴리오)을 운영할수록 특정 파이프라인 개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해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 및 그에 따른 성과 창출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업계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이례적인 통합지주사 형태의 공동경영체제가 시도되는 만큼 아직 한미약품·OCI 통합의 성과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포트폴리오 확대와 자금력의 뒷받침에 따른 보다 과감한 신약개발 투자 여건이 마련됐다는 데에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