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클러스터 ‘세계 최대·최고’로 육성…"민간 622조 투자 2030년 첫 가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5 13:15

2047년까지 삼성전자 500조·SK하이닉스 122조 투입…16개 신규 팹 건설
용인 산단에 반도체 제조공장 5기→6기 배치…2026년 말 부지조성 착공
인허가·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반도체공장과 발전소부지부터 우선보상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 산업 민생토론회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표를 들은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정부가 오는 204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622조원을 투입하는 경기도 남부 일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에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650조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초격차 기술 및 인재 확보 등을 발 벗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한 데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미 지난해 발표됐다.

정부는 이번 민생 토론회를 계기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모습을 한층 구체화했다.

현재 19개의 생산 팹(반도체 제조공장)과 2개 연구 팹이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져 연구 팹 3개를 포함해 모두 16개 팹이 새롭게 들어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용인 남사와 용인 원삼에 신규 조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와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액이 360조원, 122조원으로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을,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전체 민간 투자액 622조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500조원을 책임지는 셈이다.

총 면적만 여의도의 7배인 2100만㎡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이면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정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최첨단 메모리와 2나노미터(㎚) 이하 공정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기지가 조성되도록 민간 투자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과 운영으로 장비·원료 생산 확대, 인프라 건설 확대, 반도체 전문 인력 고용 확대 등으로 총 364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져 민생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키우는 용인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이 오는 2030년 첫 가동된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려면 충분한 반도체 생산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업 요청에 따라 국토부는 반도체 제조공장(팹)이 당초 계획보다 1기 늘어난 6기 배치되도록 토지이용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전력·용수 인프라의 단계별 공급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정부에 따르면 용인 산단에는 생활용수 기준 대구 시민 240만명의 사용량과 맞먹는 하루 76.4만t의 용수와 수도권 전체 수요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산단 내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새로 지어 2036년까지 전력 3GW를 공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전력 7GW는 2037년부터 장거리 송전선을 보강,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할 방침이다. 용수의 경우 팔당댐의 잔여 용수에 화천댐 발전 용수까지 더해 추가로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정부는 또한 오는 2030년 반도체 공급망 자립률을 50%까지 올리고 매출 ‘1조원 클럽’ 기업을 10개 육성한다.

현재는 공급망 자립률이 30% 수준인 탓에 공급망 리스크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목표를 세우고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소부장 개발에서 상용화와 직접 연계되는 R&D 체계를 구축한다. 소부장 업계의 숙원 사업인 ‘소부장 실증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신설하는 것이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국가를 목표로 판교를 AI 반도체 R&D 허브로 키운다.

수원은 화합물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평택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와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각각 육성하며 반도체 인재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판교를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고성능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로 지능형 교통관제, 지능형 CCTV, AI 디지털 교과서 등 국민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꾸는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구상이다.


claudia@ekn.kr

오세영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