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침체·중동 분쟁 장기화 영향
신규 브랜드·제품 앞세워 시장 공략 나서
▲디벨론 전기굴착기(DX20ZE)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중국 부동산 침체 장기화 등으로 건설기계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HD현대와 두산이 북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일반기계 수출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국내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올 1분기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일반기계 수출 전망 BSI가 9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보다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중국 굴착기 산업수요가 2만19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40% 이상 하락했다.
반면 한국무역협회(KITA)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의 기계류 자급률이 높아지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및 원자재 수입단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루위브컨설팅도 북미 건설장비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6.0% 성장하는 등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가 △소형 건설장비 판매 확대 △신규 라인업 증가 △생산규모 향상 등으로 북미 시장 내 입지를 다지려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벨론’도 오는 18일 론칭 1주년을 맞는다. 디벨론은 전기 굴착기 ‘DX20ZE’ 등을 판매하는 건설기계 브랜드로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 광고도 진행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스마트 건설기계를 위한 연결 플랫폼도 개발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으로 생산성·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두산밥캣의 스키드-스티어 로더 |
두산밥캣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를 통해 업계 최초로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AT450X)를 공개했다. 이는 실리콘밸리 농업 신기술 소프트웨어 업체 애그토노미와 공동개발한 제품으로 AI가 장애물을 판단해 스스로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잡초와 작물을 구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산밥캣은 완전 전동식 스키드 로더 ‘S7X’와 무인 콘셉트 로더 ‘로그X2’ 및 무인 잔디깎이를 비롯한 제품도 소개했다. 4000억원을 들여 멕시코 몬테레이에 ‘M-시리즈’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북미향 로더 제품 생산력을 20% 늘리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도 활용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을 불문하고 대선후보들의 인프라 투자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이고,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중동지역도 ‘네옴시티’를 비롯한 프로젝트발 수요가 있겠으나, 유럽 지역은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