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때 그 말’…김기현 뒤 한동훈, 이준석·나경원·안철수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7 02:00
인사말 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공동취재/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지도부 출범 전후 불거졌던 화두가 재차 떠오르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와 정수 축소 등을 거듭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과거 지적과 우려가 반복되면서다.

한 비대위원장은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며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네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 무공천을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이렇게 국회의원 기득권 축소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은 수도권 선거 대패 이후 물러난 김기현 지도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도 이날 "의석수나 세비 이런 얘기가 나올 때쯤 되면 어떤 국민에게 소구하려는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에 대해 소구하려는 것 같은데 지금 국민들의 정치 염증을 만들어낸 정당이 어디인가를 겸허히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너무 제삼자적 관점에서 여의도 문법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과거 김기현 지도부 때도 "정치인들이 개혁 어젠다로 가장 할 거 없을 때 꺼내는 게 의원정수, 세비, 불체포특권 이런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밖에 당내 수도권 중진급 인사들도 김기현 지도부 전후 꺼냈던 지적과 우려를 재차 거론하고 나섰다.

서울 동작구 출마가 예정된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헝가리 모델에 주목했던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성공적인 정책이었기 때문"이라며 "헝가리 모델 저출산 대책을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으로 치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모델로 진화시켜 결혼 시 2억 원을 20년 동안 연 1% 수준 초저리로 대출해주고, 자녀를 1명 낳을 때마다 3분의 1씩 원금을 탕감해주자는 것이 내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모델’은 지난해 1월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대책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국면이 무르익었던 당시 대통령실 참모가 해당 모델이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정면 비판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바 있다.

결국 대통령실 불쾌감을 낳았던 화두를 총선 국면에서 거듭 꺼내든 셈이다.

이는 초점을 ‘이념 중심’ 보수 지지층에서 ‘실용 중심’ 중도 지지층으로 옮긴 결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일할 기회를 허락해주신다면, 당연히 내 1호 의정 활동은 파격적이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 마련이 될 것"이라며 "그것(저출산 대책)만큼은 책임지고 여당과 야당을 설득해내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이 지역구인 안철수 의원도 전날 한 비대위원장과의 3선 의원 오찬 회동에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공개 거론하며 수도권 위기론을 거듭 우려했다.

그는 "(한 비대위원장 등에) ‘주민들이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제2부속실이나 특별감찰관이다. 조건 없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자. 국회에서 3명의 후보를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정하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당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면 아마도 이번 선거에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간다면 경기도는 10석 전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수도권 위기론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에도 차기 총선 전망에 "자칫 잘못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의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경기도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하다"며 "현재 수도권 121석 중 17석을 가지고 있는데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제3당이 출현할 가능성에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가 앞으로 계속 늘어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그런 일이 생긴다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당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이라고 본다"고 주장했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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