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신약 美임상3상 돌입 등 항암·면역질환 개발 확대
전체 매출 2% 차지 생명과학부문 성장률 5배 높아 집중투자
석유화학 중심 탈피 바이오와 균형…'바이엘 성장모델'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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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앞줄 왼쪽 4번째)이 지난해 11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해 현지 계열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 본사에서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파마슈티컬스 대표(앞줄 왼쪽 4번째) 등 관계자들과 함께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LG화학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LG화학이 기존 당뇨병·관절염 치료제를 넘어 성장 잠재력이 큰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분야로 신약 개발을 확대하며 ‘제약·바이오 키우기’에 힘쏟고 있다.
17일 LG화학에 따르면, 미국 손자회사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가 최근 두경부암(구강암·후두암·갑상선암 등 머리와 목에 발생하는 암 총칭) 치료 신약 ‘파이클라투주맙’의 미국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파이클라투주맙은 종양을 키우는 성장인자(HGF)를 억제하는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로, LG화학은 이번 임상 3상에서 기존 두경부암 치료에 쓰이는 머크의 표적항암제 ‘얼비툭스’와의 병용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미국 두경부암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조원에서 2028년 3조5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LG화학은 2028년 파이클라투주맙을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젤렌카’를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글로벌 연매출 약 27조원의 블록버스터로, 국내 업체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미국 등 국내외에 출시했다.
LG화학 역시 지난 2021년 일본, 올해 하반기 한국 출시를 계기로 젤렌카의 글로벌 진출과 휴미라 시장 잠식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55조1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6.3%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생명과학사업부문은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2.4%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전체 매출에서 생명과학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석유화학, 첨단소재 등과 대비되는 2%에 불과하지만 성장속도는 5배나 높은 셈이다.
이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등의 성장에 더해 아베오의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매출 등이 가세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17일 발표한 ‘한국의 대표 화학·제약기업 LG화학 기업 현황’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016년 LG생명과학 합병과 같은 해 동부팜한농 인수를 계기로 기존 주력인 석유화학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화이트(에너지)·레드(제약)·그린(농업) 바이오의 균형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021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신약을 꼽고 집중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지난 2022년 총 7000억원을 투자한 아베오 인수는 향후 항암 신약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이슈브리핑에서 "독일 바이엘,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같은 해외 화학기업들도 기업인수 및 지분투자를 통해 레드바이오 및 그린바이오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해 LG화학 역시 에너지, 소재, 제약사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아베오의 두경부암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혁신적인 치료 솔루션을 모색하고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성공적 사업화를 통한 신약분야 성과를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