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회계제도 정착까지 성과급이나 배당 유의" 당부
보험업계 "은행과 달리 영업으로 실적 내는 특성 있어"
▲금융감독원.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고 권고했다.
1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IFRS17 도입 이후 지난해 실적이 첫 결산을 맞는 만큼 보험사들에 해당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아직 IFRS17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도 보험사에 미실현 이익의 변동성을 고려해 배당 정책을 관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배당 성향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채 적정하게 배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다만, 한편으로는 금리 예대마진으로 실적을 내는 은행과 달리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특성이 있어 보험업은 다르다는 의견을 당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IFRS17로 인한 변동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배당 등과 관련한 분위기를 잘 살피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험사들은 회계제도 변경 효과로 회계상 이익이 늘어나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53개 보험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업계가 임직원들에게 대폭 인상된 성과급 등을 지급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배당, 성과급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2.0%로 내렸고,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월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200% 수준으로 줄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달 말 연봉의 45~50%, 삼성생명은 25~29%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연봉의 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수준에서의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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