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화장품 등 中 관련주 목표가 '줄하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8 15:56

GKL 흑자전환에도 '어닝 쇼크'...주가 내리막
중국 내수 부진에 LG생건 '적자전환'
관광객 회복 더딘 가운데 경기둔화·통제강화 겹쳐

중국의 경제 중심 도시 상하이

▲중국 상하이시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GKL·LG생활건강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되는 중이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정부의 검열·통제 정책 등이 강화되면서 기대만큼 수요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면세·호텔·관광 관련주들의 실적 기대치도 낮아진 상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GKL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13% 오른 1만2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GKL은 7.19%대 하락세를 띠고 있으며 작년 2월 장중 52주 최고가(2만1250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GKL의 주가 부진 원인은 실적이다. 전날 GKL은 지난 2023년 연간 매출액 3697억원, 영업이익 513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1.3%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언뜻 호실적을 거둔 것 같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했다며 실망하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는 당초 GKL의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4903억원, 영업이익을 965억원으로 집계했는데, 이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객 수요 회복이 더딘 것이 치명적이었다. 카지노 운영업체 GKL은 서울·부산에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종결로 외국인 방문객 지표가 상당히 회복됐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VIP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다. 현재 중국은 반간첩법·기업인 탄압 등 정부의 통제 정책이 강화된 영향으로 여행객 숫자가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하며 소비 여력이 크게 위축된 것도 문제다. 지난달 중국에서 채무불이행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개인 채무자의 숫자는 854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증권업계에서도 GKL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내리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목표가를 제시한 키움증권이 기존 2만3500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그전에도 KB증권(2만7000원→2만2000원), 삼성증권(2만원→1만8000원) 등이 있었다.

중국 내 수요 감소 여파는 타 업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 LG생활건강은 작년 매출액 6조8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870억원으로 31.52% 줄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4분기 순손실은 120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날 LG생활건강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DB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에 대한 목표주가를 50만원에서 36만원으로 28%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한 단계 아래인 ‘중립·홀드’로 변경했다. 사실상 ‘매도’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아직 잠정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중국 관련주의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화장품·면세·호텔·관광업종 등 중국 소비 관련주에 대한 목표주가는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실적 기대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9월을 정점으로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정부의 정책 대응에도 뚜렷한 개선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보다 과감한 통화 완화 및 재정 지출 확대가 필요하지만, 단시일 내 실행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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