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때도 진 곳 지켰는데…한동훈의 김경율 "있는 줄 몰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9 10:16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포옹하며 주먹을 쥐는 모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구성원인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구 을 지역 공천자인 것처럼 표현해 논란인 가운데, 김 비대위원이 해명을 내놨다.

김 비대위원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마포구 을은) 제가 가겠다고 했다"며 "다들 좀 여러 가지 이유로 피하고 초강세 지역이고 해서 피하길래 아무도 안 하면 내가 가마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국민의힘에서 서로 서초, 강남 가려고 하더라. 저라고 영입 과정에서 그런 말이 안 나왔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마포구 을이 진보 진영 초강세 지역인 만큼, 한 비대위원장이 자신에게 공천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마포구 을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국민의힘이 대승했던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마포구청장 당선자인 박강수 구청장 보다 유동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은 지역이다.

득표율로는 박 구청장이 45.6%, 유 후보가 47.8% 수준이었다. 이는 특히 조성주 정의당 후보가 5.3%가량을 득표해 진보 진영 표심이 분산된 결과였다.

다만 현재 마포 을 지역에는 김성동 전 당협위원장이 총선에서 3연속 낙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4번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김 비대위원은 자신과 한 비대위원장이 당내 경쟁후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 비대위원장하고 저하고 둘이 대화하면서 시작된 건데 그 과정에서 제 실수가 좀 컸던 것 같다"며 "여기 지역 당협위원장이 검색해보면 예비후보로 등록이 안 돼 있더라. 그래서 제가 ‘여기 비어 있네요’ 정보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실수의 한 80%는 저로부터 비롯되었고 20% 정도는, 저도 남 탓을 하는 셈이긴 한데 한 비대위원장님이 좀 그걸 검증해 보지 못한 그런 게 있지 않나"고 덧붙였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이번 4월 선거에서 우리 국민의힘 후보로 김경률이 (마포을에) 나서겠다고 한다"며 김 비대위원 손을 들어 올렸다. 한 비대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직접 출마를 권유했다면서 "내 부탁을 수락하자마자 바로 이렇게 이 자리에서 말하는 이유는 혹시 마음이 변할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 이후 김 전 위원장은 현재까지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인사회 자리에 함께 있었던 김 전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충격이었고 참담했다"며 "저에 대해서도 굉장히 좀 굉장히 안 됐다는 눈길을 느꼈다. 그때도 지지자들이 와서 ‘나가자 왜 앉아 있느냐’ 이랬지만 인사말 끝날 때까지는 있다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한 비대위원장 권유 이전에 자신이 먼저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는 김 비대위원 해명에는 "조금 우습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타 지역 당협위원장들이 "‘내가 제2의 김성동이 될지 모른다’, ‘우리 지역이 제2의 마포을이 될지 모른다’, ‘항간에 들리던 말들이 이제 시작되는 구나’ 이런 걱정들을 당연히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는 선거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한 비대위원장 발언에도 "기가 막힌다"면서 "이 어려운 곳에서 땀 흘리면서 때로는 눈물 흘려가면서 대선 치르고 총선 치르고 지방선거 치르고 뭔가 일궈보겠다고 노력해온 사람들의 노력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당의 중책을 맡은 분으로서는 정말 선배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거듭 "이렇게 무시하는 발언이 있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김 비대위원은 "김성동 당협위원장님께는 정말 죄송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한번 찾아뵙고 싶다"며 "전략공천 원하면 좀 다른 데 원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정말 엎드려 사죄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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