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尹, 김건희 여사 두고 ‘한판’?…"쇼 vs 찐" 대혼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2 11:33
한·베트남 문화교류의 밤 공연 관람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대통령실 사퇴 요구로 급격하게 발화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에 여러 해석이 분분하게 이어지고 있다.

양측 갈등이 총선 앞 중도 확장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실제적 대립이라는 주장이 여야를 막론하고, 심지어는 같은 진영 및 당 내에서도 엇갈리는 것이다. 이렇게 이견을 가르는 핵심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이슈가 꼽힌다.

문재인 정부 출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갈등에 "윤석열 왕국, 윤석열 정권의 불가침, 신성불가침 영역이 무엇인지는 확인이 확실히 된 것 같다. 김건희 여사가 문제"라며 "‘약속대련 아니냐’, 이렇게 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러기에는 우리가 이제는 윤 대통령의 스타일을 충분히 봤지 않나. 주도면밀하거나 심모원려가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대중(DJ) 정부 청와대 출신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 역시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어떤 음모가 아닌가라고 봤는데. 지금 보면 권력투쟁이 확실한 것 같다"며 "약속대련이 아니라 실전"이라고 분석했다.

제3지대에서도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받은 느낌은 소위 약속대련은 아닌 것 같다"며 "정말로 사퇴하라는 얘기가 전달이 됐고 그거에 대해 한 위원장이 ‘난 계속하겠다’고 하면서 막상 충돌하니까 용산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공천 위협을 받는 일부 여당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 찬성 표를 던져 ‘용산 제압’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 호기를 놓칠 리가 없다"며 "여기서 한 번에 용산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그걸 현역 의원들이 놓치겠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원욱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일까, 아니면 실제로 갈등관계일까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아직 판단을 못 하겠다"면서도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것이라고 하는 데 조금 더 무게중심을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총선에서 지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시작될 것"이라며 "어찌 됐든 총선을 넘기고 보자는 둘 사이 암묵적 모종의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과 달리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총선 전 국민의힘 이탈표가 아닌 총선 이후 의석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음식점에 주방은 하나인데 전화 받는 상호와 전화기가 두개 따로 있는 모습으로 서로 다른 팀인 척 해서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총선용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어느 쪽이던 국민의힘은 일단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갈등 책임을 대통령실 보다는 비대위에 묻는 모양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에서 지지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투명한 공천시스템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렇게 공식입장을 얘기했으니까 저는 그것만 판단하고 싶다"면서 "(한 위원장이) 손을 들어준 사람이 김경율 비대위원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커졌을 수 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 서울 마포을 출마 과정에서 직접 손을 맞잡아 들어주며 지지를 표명한 데 따른 지적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의 마리 앙뚜아네뜨에 비유하는 등 꾸준히 비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만일 갈등이 실제할 경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중 어느 쪽이 물러설 지 역시 윤 대통령 보다는 한 위원장 쪽에 무게가 실린다.

임종석 전 실장은 "여기서 이걸 견뎌내려면 김경율 같은 사람 자르고 ‘다시는 디올백이니 이런 여사님 관련된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 하고 무릎을 꿇어야 되는데 그건 어차피 죽는 것"이라며 "결국 한 위원장이 견디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실장도 "(한 위원장이) 내가 할 일을 하겠다라고 저항을 하지만 종국적으로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도 윤 대변인이 "당에서 의원들 여러 명의 연명을 통해서 집단적인 의사표시가 나올 경우 ‘과연 정치적으로 한 위원장이 계속 그 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 그 부분은 어렵다고 보는 게 상식 아니겠나"라며 "한 위원장이 당에 뿌리가 있어서 생각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많거나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고도의 정치게임인지 갈등의 폭발인지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 대표는 임기가 의미 없다"며 한 위원장을 향해 "임명직만 해봐서 잘 모르시겠지만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상실하면 선출직 당대표도 퇴출된다. 하물며 임명직 비대위원장은 고려의 대상도 아니다. 표면상 갈등이지만 빨리 수습 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김용남 위원장은 "제도적으로 비대위원장이 버티면 방법이 없다"며 한 위원장 반발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여기서 물러나서 집에 가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한 위원장) 본인 스스로는 용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데, 꿈이고 뭐고 다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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