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100달러 돌파…전쟁·에너지위기·탄소중립 등 원전 활용 는 탓
원전업계 "한미원자력협정으로 국내 원자력발전용 핵연료 공급 보장 받아"
"발전단가에서 연료비 비중은 10% 미만, 큰 영향 없어…2년치 항상 비축"
▲우라늄 원석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 가격이 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년간 전쟁과 천연가스가격 급등으로 인해 에너지가격이 오르자 원자력발전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탄소중립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붐 또한 우라늄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원전 확대 기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과 연료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23일 시장정보 제공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에 따르면 우라늄의 주요 거래 형태인 삼산화우라늄 현물 가격은 파운드당 10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2021년 연평균 30달러대를 기록한 것에 비해 약 3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우라늄 가격 추이. Trading economics |
세계원자력협회는 원자재 가격이 파운드당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 그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운영 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도 우라늄 현물 가격이 올해 파운드당 105달러, 2025년에는 11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원전업계에서는 원자력발전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자력소통지원센터장은 "최근의 우라늄 가격 상승은 주로 전력 회사들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 원전 수요가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을 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국내 원전 확대와 해외 수출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격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연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원전 운영에 차질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실제 미국 전력 회사들의 우라늄 비축량은 2016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2013년 이후 재고가 꾸준히 줄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농축 설비용량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공급 의존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 센터장은 "우라늄 수급의 차질 우려가 있는데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원자력발전소용 핵연료 수급을 보장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러시아산을 많이 사용한다는 우려도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당장 저렴하니 많이 쓰는 것일 뿐"이라며 "미국도 러시아산이 싸서 사용했고 자국 핵연료 공장을 거의 안 돌리지 않았다. 그런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이제 러시아산 수입이 껄끄러워져 미국에서도 다시 핵연료 농축 공장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당국은 우리나라가 우라늄을 전량 수입하고 있는데다 농축 우라늄은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가격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용 핵연료 2년치를 항상 비축해 두고 있다. 또한 우라늄을 포함해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 수입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전쟁이 종식되고 겨울이 지나가면 자연스레 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