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
한 위원장은 23일 윤 대통령 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약 15분 동안 시장 어귀에 서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그는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 정진석·홍문표·정희용 의원 등 일행보다 몇 발짝 앞선 곳에서 홀로 있었다.
이날 서천은 영하 6.3도, 체감온도로는 영하 11.1도로 눈바람이 매우 거세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의 날씨였는데, 한 위원장은 우산도 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에 가깝게 깊이 숙여 인사한 뒤 웃으며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한 뒤 어깨를 툭 치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들은 이어 화재 현장에서 지역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진압 상황을 보고받았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보다 한 발짝 뒤에서 보고를 들었다.
서울에서 각자 내려왔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에 올라갈 땐 대통령 전용 열차를 함께 탔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약 2시간 동안 열차의 같은 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 도착한 뒤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윤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4월 10일에 국민의 선택을 받고, 이 나라와 우리 국민을 더 잘 살게 하는 길을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민생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 건설적인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제가 잘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3지대 등 야권은 갈등 시작부터 봉합까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SBS 유튜브 인터뷰에서 최근 당정 갈등 양상과 관련해 "1차전은 한 위원장의 우세승으로 끝날 것이고, 2차·3차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우세를 가진다는 의미가 나중에 어떻게 활용될지도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결국 윤 대통령이 의중을 접어주고 한 위원장이 이득을 보는 시나리오로 끝날 것이기 때문에 이건 예고된 대련의 방식"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그렇게 되면 한 위원장은 이 사람들을 끌고, 다른 줄을 잡을 것으로 상상되는 사람들과 (비교해서) 결과를 내야 하는데, 이번에 한 위원장이 (우세승) 형식을 취하고 오히려 2차전인 공천에서 덜덜 끌려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부도가 터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도 이날 당정 현장 방문에 "서천 화재 현장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어깨를 두드리면서도 정작 피해 상인들의 눈물을 외면한 대통령의 행보가 많은 해석을 부른다"며 "민생의 아픔마저도 정치쇼를 위한 무대 장치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그 의도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니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도 ‘약속 대련’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백번양보해서, 경호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민생 현장이 아니라 용산 집무실에서 페이퍼 보고 제대로 받고 제대로 민심을 챙겨 달라. 현장 쇼통은 민생 복장만 터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