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련 남양주시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5 23:40
이수련 남양주시의회 의원 5분 자유발언

▲이수련 남양주시의회 의원 5분 자유발언. 사진제공=남양주시의회

[남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이수련 남양주시의회 의원이 24일 제30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서 교복은행 활성화 방안을 적극 마련해 달라고 집행부에 촉구했다. 다음은 5분 자유발언 전문이다.

오늘 본 의원은 학교 교복지원사업의 산재한 문제점들을 꼬집고, ‘교복은행’을 적극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입학 또는 전학이라는 인생의 설레는 지점에서 교복값 때문에 속앓이 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변하고, 남양주시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요즘 중-고등학교 교복비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기본 교복인 동복, 하복에 체육복, 생활복까지 더하면 적게는 30만 원대에서 많게는 60만 원대까지 치솟습니다. 성인 남성 기준, 맞춤형 정장 중저가 가격이 일반적으로 30 ? 4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와 질적인 면을 대비하면 매우 높은 가격대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학원비, 각종 활동비 등 사교육비에 교복값 부담까지 더해져 학부모님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이러한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2019년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학교 교복 지원 조례」를 제정하면서 경기도 내 모든 중?고등학교 입학, 전 학생을 대상으로 교복 지원금을 지원해주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남양주시도 「남양주 교복 지원 조례」를 통해 2019년부터 교복비 지원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3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던 교복 지원금은 올해부터 10만 원 증액되어 최대 40만 원까지 지원됩니다.

40만 원. 교복 판매의 현실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가격이 교복구매에 적당한 가격, 또는 재정을 갉아먹는 과도한 지급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복, 하복, 체육복과 생활복을 모두 구매해야 하는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금액입니다.

교복 사업은 그 수요층이 명확하고, 선택의 여지없이 모든 학생이 구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몇몇 교복업체들의 독무대, 허락된 ‘과점 시장’이나 다름없습니다. 온라인으로 1만 원 정도의 품질을 가진 여름 운동복 티셔츠 한 장을 공식 학교 운동복이라는 명분으로 8만 원까지 받는 업체도 있습니다.

교복 업체의 비정상적인 카르텔로 학부모들은 교복지원금을 받아도, 추가로 꽤 많은 금액의 부담이 발생합니다. 그 금액은 적게는 10여만 원, 많게는 30여만 원입니다. 제도의 약점을 악용한 일부 업체들로 인하여 교복업체 선정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입찰형태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3개 업체가 참여한 입찰에 대표가 모두 동일한 경우도 발생하였다고 언론에서 종종 보도되는 실정입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의심이 드는 순간입니다. 교복지원 사업이 몇몇 교복업체를 배불리기 위한 사업으로 의심 받은지 오래입니다.

올해 2024년 예상 물가상승률 2.4%보다 훨씬 높은 30% 이상이 인상된 교복지원금 40만 원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부담 경감이 아닌 교복업체의 배를 채워주는데 사용될까 우려됩니다. 교복업체는 "일반 의류와 다른 교복의 특성상 고가에 판매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제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복지원사업의 구조상 지원금 부담이 교육청 50%, 도비 25%, 시비 25%로 매칭되어 있고, 남양주시에서 부담해야 할 금액이 대안학교 지원금 포함 약 156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남양주시민들의 소중한 혈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교복은행’이라는 제도는 학부모님들의 가계부담 절감과 친환경 소비 실천의 대안입니다. 교복은행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 주관으로 개최하는 자원순환 사업으로, 졸업한 학생, 각 학교 등으로부터 교복을 기증받아 세탁 수선하여 가디건 3,000원, 조끼 2,000원 등 5,000원 이하의 저가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매 수익금을 해당 학교에 장학금 형태로 기증하여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사업입니다. 새학기 시작 후, 교복업체에서 새 교복을 구입하였으나 교복의 훼손이 발생한 학생, 갑작스러운 전학으로 급히 교복을 맞춰야 하는 학생, 성장이 빨라 교복 사이즈를 자주 바꿔 입는 학생 등 추가로 교복이 필요한 경우가 입학 시즌 이외에도 다수 발생합니다.

이들이 교복을 재구매 하려고 해도 교복업체에서 추가 물품판매를 하지 않아 난처한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교복은행은 매우 필요한 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갖가지 이유로 해마다 교복은행을 찾는 학부모님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교복은행에서 교복을 사려면 오픈런 해야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남양주시에서는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주관으로 교복은행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남양주교복은행은 경기도 내 교복은행을 실시하는 지역 중 가장 넓은 지역과 수요로 인해 가장 많은 예산(*2023년 3,200만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좋은 취지와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남양주교복은행은 현재 산재한 애로사항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공간부족’입니다.

새학기 시작 전 지역별‘ 게릴라 마켓 형식으로 열리는 교복은행은 장소가 마련될 여력이 있는 경우 해당 학교 강당 등에서 열리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요청을 통하여 행정복지센터 등 공공기관의 장소제공을 받습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장소제공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매년 한 두곳의 행정복지센터를 빌려 일회성 행사 형식으로 그치고 있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기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학교 강당, 빈 교실 등을 활용하기는 자원봉사자들의 상시 출입 및 관리가 필요한 점, 습도 조절, 빛바램 방지 등 교복 보관의 물리적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타학교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이 출입하여 구매하기에도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보안상의 이유로 쉽지 않습니다. 매번 장소 변경이 되지 않고 찾아가기 쉬운 상설공간 장기간 보관과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소 마련이 시급합니다.

그러나 이렇듯 교복 보관 및 마켓 활용 장소가 턱없이 부족함에 불구하고 남양주시는 교복은행에 쉽사리 공간을 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세탁하면 새 것처럼 활용될 수 있는 교복들이 보관장소 문제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남양주교복은행 판매율 현황을 보면, 수거 1만여 건 중 폐기가 4천7백여건에 달합니다.

멀쩡히 활용 가능한 자원, 많은 이들이 원하는 자원을 낭비할 수 밖에 없는 여건 탓입니다. 2023년 남양주교복은행 사업 자체 평가서에 이러한 문구가 있습니다. "집중 판매 후 남은 교복을 판매하거나 기증받은 교복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 현재, 남양주시에서는 교복은행측의 요청이 있을 시, 미래교육과에서 장소 대관 관련 공문을 송부해주는 소극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선 요청’ ?‘후 공문처리’ 방식이 아닌, 적극행정으로 교복은행의 장소 마련에 나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교복 상시 보관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교복은행 사업은 100%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취지로 교복은행 사업에 발 벗고 나섰지만 공간 부족, 그로 인한 마찰과 갈등, 많은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 시의 소극적인 지원, 그리고 사업 운영의 피로감으로 봉사를 그만두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남양주 6개 권역 중 2개 권역장이 사임하여 후임 자리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원순환, 경제 선순환에 효율적인 교복은행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 차원의 노력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사회적으로 칭찬받아 마땅할 자원-경제순환교육 사업을 독려하고 부흥시킬 동력을 시에서 마련하여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교육지원청과 협력하여 교복은행을 조력할 방안을 적극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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