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與 의원, 10대 중학생에 돌덩이 피습…정치권 "증오정치 끝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6 00:23
강남경찰서에서 대기하는 취재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에 습격당해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인 25일 습격범이 압송돼 조사받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41·서울 송파을)이 25일 10대 중학생에게 돌덩이로 머리를 공격당했다.

배 의원은 이날 습격으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았다. 현재는 입원 후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중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를 강남경찰서로 이송, 보호자 입회하에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달려든 용의자로부터 머리 뒤를 공격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습격범은 어른 주먹만 한 돌덩이로 가격했다. 이날 폭행으로 배 의원은 두피를 1㎝가량 봉합했다.

시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습격범을 검거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습격범은 폭행 직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어 신원을 확인했다.

배 의원실이 이날 공개한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보좌진 등에 따르면 배 의원은 사건 당시 혼자 건물 안에서 용의자를 마주쳤다.

범인은 회색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쓰고 후드티와 점퍼를 입은 차림으로 배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에 배 의원은 인사를 나누려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범인은 갑작스럽게 오른손에 쥔 돌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배 의원이 머리를 감싸 쥐며 주저앉았지만 괴한은 멈추지 않고 계속 머리 뒷부분을 가격했다. 범인은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이 말릴 때까지 바닥에 쓰러진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초간 15차례 내리쳤다.

범인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배 의원을 계속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범인은 자신의 나이가 15살이라고 주장했다. 또 ‘촉법 소년’ 얘기를 했다.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린 배 의원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응급 처치를 받았다. 두피 상처 봉합 후 CT 촬영 등 검사를 실시했으며 입원 후 경과를 지켜보며 후속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의료진은 "지연성 출혈이나 골절 소견은 없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개골 내 미세출혈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상태를 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붙잡은 용의자를 강남경찰서로 압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알려졌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며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수사 사항과 정확한 신상 정보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에 이어 또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정치권에서는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이번 기회에 증오·혐오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이날 밤 별도 입장문을 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치테러 재발에 대한 긴급 지시문’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며 경찰에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안전 확보를 주문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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