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한국의희망 합당을 공식 선언하고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기로 한 양향자 의원(왼쪽)과 이준석 대표.연합뉴스 |
당의 ‘공약’ 이전에 당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당초 합당을 결정했던 이준석 대표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 한국의희망은 합당 시 당명을 총선 전엔 개혁신당, 총선 뒤엔 한국의희망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과 윤미혜 한국의희망 대변인은 2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며 ‘당 대 당 통합’ 신설 합당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명은 ‘개혁신당’, 슬로건은 ‘한국의희망’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희망 측은 "총선까지는 통합당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고, 총선 이후에는 ‘한국의희망’으로 개명하기로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는 4·10 총선이 끝나고 60일 이내에 열기로 했다.
이는 ‘한국의희망’이라는 당명을 총선 기간 내 일반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양향자 대표도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서 "100년 정당을 위해서 만들었던, 창당했던 한국의희망"이라면서도 "총선에서는 무기로 써야 되기 때문에 전략과 전술은 한국의희망, 무기는 개혁신당"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도 앞서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계 신당이 새 당명으로 개혁신당과 유사한 ‘개혁미래당’을 제시하자 크게 항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개혁신당이 출범해서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합쳐져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며 "중국집에 전화기가 2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 조금 알려져 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결국 거대 양당과의 어젠다 경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점쳐졌던 ‘제3지대 빅텐트’론이 수차례 엇박자 끝에 각자 인지도를 다퉈야 하는 ‘중텐트’로 축소된 양상이다.
당초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직접 띄웠던 측근그룹 ‘천아용인’ 가운데 김용태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이 창당 국면부터 이탈하면서 큰 ‘파열음’을 내고 시작했다. 이후 이 대표와 순회 토크 콘서트까지 했던 이언주 전 의원이 이탈하고, 바른정당 등에서 함께 했던 유승민 전 의원도 신당 대신 당 잔류를 택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합류할 의원들도 상당수라고 점쳐왔지만, 현재까지 가시화된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밖에 ‘보수 텐트’ 바깥 진보 진영 인사들과의 연대도 현재는 동력이 상당히 꺼진 상태다.
금태섭·류호정 전 의원 등이 모인 새로운선택은 신당 창당 행렬 초반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가장 먼저 거론됐었다. 그러나 개혁신당이 발표한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에 최근 ‘무임승차 전국 확대’로 맞불 공약을 내놓는 등 이념적 거리를 선명하게 노출했다.
민주당계 역시 최근 이 대표가 통합 조건으로 이낙연 위원장 지역구 출마 요구한 데 대해 "이 대표가 분당에서 안철수 의원과 붙으면 관객이 1000만명은 넘을 것"이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이 대표도 이들과의 통합에 "골든타임은 지났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친 뒤 최근 ‘당명 논쟁’까지 띄우는 등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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