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정비 사업에 1군 업체들이 목매는 사연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9 14:44

부산 촉진 2-1구역 맞대결 끝에 포스코이앤씨 수주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삼성, 포스코' 재대결 전망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체개발 사업보다는 도급 정비사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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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이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하 정비사업) 수주에 목을 매고 있다. 사진은 부산 촉진2-1구역 사업을 따낸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투시도.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하 정비사업) 수주에 목을 매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체사업을 줄이고 비교적 안정적인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7일 열린 부산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촉진2-1구역 재개발은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규모 구역에 지하 5층∼지상 69층의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혔다. 지난해 12월 15일 마감된 입찰에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배경에는 파격적인 금융조건과 공사비가 꼽힌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 사업경비 전액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사업촉진비 1240억원(세대당 4억원)을 지원하는 등의 금융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3.3㎡(평)당 891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해 삼성물산(969만원)보다 79만원이나 쌌다. ‘래미안’으로 국내 아파트 브랜드를 선도해 온 삼성물산도 총력전을 펼쳤지만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공사기간을 포스코이앤씨보다 2개월 단축한 63개월을 제시했지만 다소 비싼 공사비 등의 탓으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두 건설사는 다음달 15일 2차 시공사 입찰이 예정된 노량진1구역 재개발에서 다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현장설명회에선 호반건설, 포스코이앤씨, GS건설, 삼성물산, 효성중공업, 금호건설 등이 참여했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1~8구역 9052가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지만 유일하게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아 마지막 퍼즐로 불려 왔다. 면적 13만㎡(연면적 49만㎡)에 용적률 265.6%로 개발된다.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동 2992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분양 2461가구, 임대 531가구로 구성돼 총 공사비는 1조926억원가량이 예상된다.

이처럼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디벨로퍼를 표방하며 자체개발사업에 열을 올리던 과거와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디벨로퍼는 사업부지 매입부터 기획, 인허가, 개발, 시공, 분양까지 총괄한다. 업무를 총괄하는 만큼 공사비로 계약하는 단순도급에 비해 높은 마진을 올릴 수 있지만 사업 리스크가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금리 부담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위험부담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도급 정비사업 수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 역시 대형 건설사들이 대규모 정비사업에 몰리는 주요한 이유로 분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152.54로 2022년 11월(147.63) 대비 3.32% 올랐다. 3년 전 2020년 11월(120.59)과 비교하면 31.95% 상승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공공보다는 민간, 소규모보다는 대규모 정비사업장 위주로 수주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zoo1004@ekn.kr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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