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인 삼성전자 2조2243억 순매수
개인들도 1조 넘게 담았는데 주가는 -6.15%
수급과 별개로 중국 경기 등 영향에 단기부담
▲대형 반도체 종목에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대형 반도체 종목에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연중 지속되는 인공지능(AI) 강세에 수급도 충분하게 받쳐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속적으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조1516억원, 4436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개인 순매수 종목 1위와 3위다. 개인은 지난 5거래일간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SK하이닉스 주식 206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만 2조2243억원이나 사들였다. 11일의 삼성전자 블록딜 물량이 2조1412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매도 우위 상태다. 외국인 순매수 2위인 삼성에스디에스(1923억원)와의 격차도 2조원이 넘는다.
외국인 순매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지난 5거래일동안 수급도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4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1조5767억원)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 몰린 것이다.
수급이 쏠리는 것과는 다르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다소 부진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각각 6.15%, 4.99% 하락했다. 이는 기관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다. 기관은 올해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각각 3조4537억원, 2913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대형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이유는 글로벌 파운드리업체안 대만 TSMC의 실적 개선과 SK하이닉스의 영업흑자 전환, 인공지능(AI) 확산 등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디램(DRAM) 생산 가동률 증가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가동률이 올라가면 재고가 쌓여 현재의 공급자 우위 구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HBM과 DDR5 등 인공지능 반도체 선단공정 수요가 굳건하다"며 "반도체 업황이 내년까지 성장 구간에 진입한 만큼 주가 하락은 비중을 늘릴 기회"이라고 조언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대표 반도사들은 기술 경쟁력 기반의 DDR5,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를 바탕으로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라면서 "AI 발전과 함께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둔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2분기 이후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 종목의 경우 시장 경쟁력은 증명됐지만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는 단기 탄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 등 당분간 박스권 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종목의 주가에는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가동률 등이 상승해 한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에야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