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나온 한동훈·이재명·이준석·이낙연 ‘4人4色’ 총선 태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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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거대 양당과 제3 내지 제4세력 구도로 재편된 정치권에서 4·10 총선에 임하는 각 진영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찍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운동권 심판론’을 총선 구도로 설정한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주류 세력인 ‘86’ 세대를 겨냥해 ‘세대 대립’ 구도를 꺼내든 것이다.

한 위원장은 29일 비대위 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운동권 특권 정치의 심판을 시대정신으로 말한 바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86은 1960년대에 태어난 1980년대 학번이면서 재학 시절 운동권을 거쳐 1990년대 후반 정치권에 대거 영입된 집단을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당시 30대 청년이어서 ‘386’(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으로 불렸다. 한때는 최첨단이던 ‘386 컴퓨터’처럼 젊고 유능하다는 이미지를 내세우려는 작명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86세대를 향해 "자기 손으로 땀 흘려서 돈 벌어본 적 없고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 년 간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정치 무대를 장악해 온 사람들이 민생 경제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여권 인사들도 이런 기조에 맞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나 각종 대학 학생회장 출신인 민주당 86 정치인들 ‘텃밭’ 지역구에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인 4선 중진 이인영 의원(구로 갑)에 YTN 앵커 출신 영입 인재 호준석 대변인이,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출마 예상지 중·성동갑에 여당 내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맞서는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을 거듭 유도하며, 거대 야당 기득권 이미지를 희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30일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 건의안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진 데 대해 "민심을 거역하며 또다시 거부권을 남용한다면 국민은 더는 분노, 좌절에만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서도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동조합법·방송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단독 의결하면서 번번이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힌 바 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앞서 거부권이 행사된 다른 법률안과 달리 재의 절차를 지속 미루면서 특검 이슈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는 중이다.

만일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이 과반을 가져간다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전례를 살펴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이 7건, 노무현 전 대통령 6건, 박근혜 전 대통령 2건, 이명박 전 대통령 1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제3지대 빅텐트 논의는 민주당계 신당인 개혁미래당과 국민의힘계 개혁신당 간 사실상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이낙연 인재영입위원장 신당 새로운미래와 비명계 의원들 신당 미래대연합이 통합되는 개혁미래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에 맞서 ‘깨끗한 민주당’, ‘민주당의 중도 확장판’을 지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도 "민주당이 방탄하느라 못한 정권심판을 우리가 하겠다"며 "잘못하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겠다. 이리저리 꾀부려가면서 재판 연기하고 (하는) 그런 짓거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연합도 언급, "우리가 하나가 돼서 하려고 하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하고, 죄지으면 처벌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에도 "잘못하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겸손한 정당"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못하는 정권 견제와 심판을 우리가 하고 민주당이 이미 포기한 집권을 우리가 하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내세운 바 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노인 무임승차 폐지에 이어 이날 여성 군복무 등 공약을 내세우며 기존 이 대표 지지층인 ‘청년층’과 ‘남성’에 소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정책에 우호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서 "갈라치기니 혐오니 이런 말은 이제 그냥 개혁에 대한 상투적인 반대용 언어유희일 뿐 반론이 아니다"라며 논쟁적 공약을 계속할 것을 시사했다.

제3지대는 특히 정당의 ‘공약’ 이전에 정당의 ‘존재’ 자체를 유권자에 인식시키기 위한 홍보전에도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날 이석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통합 당명의 가칭 개혁미래당과 관련, 이준석 대표가 ‘개혁 원조’를 주장한 데 대해 거듭 날을 세웠다.

그는 "개혁이라는 단어는 물이나 공기처럼 소중한 것이지만 임자가 없는 공공재"라며 "마포의 최대포 집은 원조가 있을지 몰라도 개혁이라는 단어에는 원조가 없다"고 말했다.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간 통합 당명 역시 ‘개혁’ 키워드를 주로 가져가고 있다.

양당은 이날 향후 당명으로 총선 전엔 개혁신당, 총선 뒤엔 한국의희망을 쓰기로 했다. 한국의희망 보다는 개혁신당이 여론 인식에 더 각인된 만큼, 총선용 당명으로 차용한 뒤 폐기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신당 전당대회는 총선 뒤 60일 이내에 열기로 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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