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홍 회장, 국산원료·필수의약품 지원 강조
"외적성장 불구 자급률 12% 코로나 이후 하락"
세제 혜택, 약가보상, 혁신위 역할 강화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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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종합대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
30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본관에서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연홍 회장은 국산 원료의약품 개발·제조에 인센티브 확대를 비롯해 △투명한 약가정책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역할 강화 등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회장은 이날 "지난 2022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가 29조 8595억원으로 전년대비 17.6% 성장했고, 상장사 연구개발(R&D) 투자도 전년대비 23.9% 증가한 4조 3894억원으로 성장했다"며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과를 소개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신약 파이프라인은 2627개로 약 4배, 의약품 수출은 10조 7822억원으로 약 2배, 기술수출은 7조 9452억원으로 약 1.5배 성장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제약바이오업계 성과로 △국산원료를 사용하는 필수의약품과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약가가산제도 마련 △총 2616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 1·2호 조성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프로젝트 ‘K-멜로디(K-MELLODDY)’ 추진 △범정부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출범 등을 꼽았다.
이같은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국산 원료의약품의 자급률은 오히려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노 회장은 지적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18년 26.4%, 2019년 16.2%, 2021년 24.4%, 2022년 11.9%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일시적으로 자급률이 올라갔으나, 팬데믹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팬데믹 이후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5년 내에 미국의 모든 저분자 원료의약품(API)의 25%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담대한 목표: 5년 이내에 모든 저분자 원료의약품의 25%를 미국으로 리쇼어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의 후속조치로, 원료의약품 자국생산을 위한 유휴 제조시설 활용, 저마진 제네릭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담고 있다.
노연홍 회장은 "완제의약품의 경우 국내 자급도는 68.7%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원료의약품, 필수의약품의 국내 생산기반 강화를 위해 국산원료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확대, 국산원료로 생산한 필수의약품의 약가보상 강화, 원가 인상요인 적시 반영 등 종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 회장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대통령 훈령을 근거로 설립됐음을 지적, 주도적인 역할을 위해 법률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이도 높은 분야의 신약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미국 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아르파-H(ARPA-H) 투자 확대, 기업의 후기임상(2상·3상)에 대한 집중 지원, 인공지능(AI) 활용 신약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등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제안했다.
노연홍 회장은 "우리나라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수가 전 세계의 13%를 차지해 10년 전 1%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며 "그동안 약가정책이 보건측면에 치중해 수립·운영됐다면 이제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립·운영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