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13% 급락… 화장품株, 중국발 어닝쇼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31 15:59

아모레 4분기 영업익, 시장 기대치 40% 하회



실적 발표 후 외인 ‘팔자’환…기관들도 순매도



LG생활건강도 실적 발표 앞둬 주가회복 암울



“中 시장 회복 전까지 보수적 관점 유지해야”

2024013101001817400092501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 부진에 주가가 약세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 2021년 중국 수입박람회 현장의 아모레퍼시픽 전시장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중국 시장 회복이 더딘 탓인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에 주가도 휘청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화장품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어닝쇼크에 주가 13% 하락…외인도 외면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13.04%가 하락한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주가가 11만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10월30일(11만3800원)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전날 발표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9260억원, 영업이익이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0% 하회하는 수준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중국인 관련 매출이 급락하면서 연결 영업이익률이 2.9%까지 하락했다"며 "올해 면세 매출이 전년 대비 38%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현재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 속도가 지지부진해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이후 수급 흐름도 달라졌다. 순매수로 일관하던 외국인은 이날 ‘팔자’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2억원에 달했다. 기관의 순매도 규모도 전날 7900만원에서 106억원으로 급증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화장품주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도 어닝쇼크 전망에 주가가 약세다.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4.56% 하락한 30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기록한 52주 최저가(30만3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조6459억원, 영업이익은 67.6% 감소한 41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각각 3.9, 28.8%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 부진 탓…회복 속도도 지지부진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형 화장품 기업들의 어닝쇼크 원인을 중국 소비 부진으로 꼽았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엔데믹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 매출 회복과 중국 내 수요 증가 등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불황에 기대보다 실적 개선이 지연되면서 중국 법인의 손익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6만원으로 하향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기존 목표가를 유지했으나 유의미한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중국 법인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5월부터 코스알엑스 실적이 연결 편입되면서 증익 기울기가 가팔라지겠지만 코스알엑스의 실적 편입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기반영됐고 중국 법인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전제돼야만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매수 의견은 유지하나 당분간 보수적인 주가 접근을 권고한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중립’이 나왔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부진과 우려보다도 더 더딘 화장품 리브랜딩 성과 등을 고려했을 때 LG생활건강의 유의미한 주가 회복은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4분기부터 중국에서 자사 브랜드인 ‘숨’과 ‘오휘’의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진행하고 있어 관련 비용 발생으로 화장품 부문에서 8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김기령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