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2호 K-큐브위성 탑재 무산 K-스타트업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31 18:08

국내 스타트업, "자체 자본 들여서라도 참가했어야"
스타트업 기술 검증·국제 프로젝트 협업 기회 놓쳐
일관된 정책 부재·R&D 예산 삭감 등 피해 함께 호소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무산 국내 스타트업 반발

▲지난해 5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3차 발사된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2호’에 한국 큐브위성 탑재가 우리 정부의 거절로 무산되자 국내 우주산업 스타트업들이 큰 아쉬움을 토로하고, 정부의 우주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3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아르테미스 2호’에 각국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나, 최근 우리 정부는 시간 촉박과 예산 확보 문제로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문 우주로테크(위성 제작 시 폐기 장치를 부착해 우주 쓰레기 방지하는 기술 보유) 대표는 "국제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기업들에 참가 의사를 물어보지 않은 점이 아쉬울 정도"라며 "예산 부족 문제로 프로젝트 참여가 불발됐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자본을 들여서라도 참가하고 싶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 전 국제 우주정거장 건축과 2022년 한국이 주도한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 때도 예산 부족 문제로 프로젝트 참여가 중단되거나 사업이 무산됐다"며 "더는 예산 문제로 인해 국제 우주 개발 리딩 프로젝트 참여가 어려워지는 것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산업은 기존 참여국가나 기업 위주로 참가 기회를 다시 주는 만큼 업무 진입 장벽이 높아 한국 기업들의 실제 임무 참여가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큐브위성 탑재가 성사되고 국가에서 기업과 협업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공 이력을 쌓아 후속사업 참여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NASA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참여가 결정된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도 항공우주연구원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5월 누리호 발사 때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 검증을 위해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 등의 3개 스타트업이 큐브위성을 제작해 탑재했던 만큼 NASA 프로젝트가 시행될 경우 스타트업들이 정부와 협업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평가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번 큐브위성 탑재에 필요한 예산으로 도출한 금액은 70억원으로, 이전 국내 달 탐사선인 ‘다누리’ 프로젝트에는 2330억원이 소요됐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는 우주 개발 프로젝트 기준으로 적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충분히 지출 가능한 금액이라 평가해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특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아폴로 이후 첫 유인 탐사 미션이자 달로 가는 프로젝트인 만큼 의미가 깊어 미국과의 우주 대외협력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업계는 비판한다.

익명을 부탁한 우주산업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우주산업 발전과 관련해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우주정책이 없고,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30~50% 삭감되는 등 우주산업 지원도 미비해 스타트업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높였다.

세부적으로 우주산업 스타트업은 다음해 R&D 과제를 위해 미리 부품을 사놓은 경우가 많으나, 올해 예산 삭감으로 사업이 사라져 회사가 자금 피해를 입었고, 자체 위성 발사 등의 계획을 미리 외부에 공표했으나 진행이 불가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또다른 우주산업 스타트업 관계자도 "정부는 지금까지 우주라는 분야를 연구 성격으로만 바라봐 왔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더 이상 우주 분야를 기술개발, 연구 측면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산업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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