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리인하’ 일축한 연준…한은, 금리 언제 내릴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1 10:50


제롬 파월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미국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한국은행 역시 당분간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4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FOMC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의 어떤 조정(any adjustments)을 고려하는 데 있어 위원회는 추가로 들어오는 지표, 경제 전망 변화, 리스크 밸런스를 신중히 평가할 것"이라고 언급된 점이다.



과거 성명에 유지돼왔던 '어떤 추가적인 정책 강화(any additional policy firming)'를 삭제하고, 대신 '어떤 조정(any adjustments)이든'으로 수정한 것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점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고 말하면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오늘 회의 결과, 3월 FOMC에서 위원들이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정도로 자신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완화 절차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며 우리는 올바르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적절할 경우 연방기금금리를 현재 범위에서 더 길게 유지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성명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가능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보다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으로 금리를 내리겠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금리를 너무 일찍 완화했다가 물가 안정기 집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은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기 전에 좀 더 기다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정책 실수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사진=연합)

이처럼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한은도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에서 금리를 또 다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11일 열린 새해 첫 금통위 통방 회의 의사록을 보면, 현재 금통위원들도 대부분 연준과 마찬가지로 “물가가 2%에 안착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11일 동결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준의 물가상승률 변화에 따른 금리 결정, 유가 안정 여부, 소비가 경기 예측대로 갈지, 무엇보다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갈지 봐야 한다"며 “적어도 6개월 이상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인 한미 금리차를 고려하면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연준의 인하를 확인한 뒤에야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OMC 회의 이후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35%로 내려갔다. 반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5%에 달했다.


현재로선 시장이 3월보다는 5월 인하 가능성을 한층 유력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연준은 또 다른 긴축 수단인 양적긴축(QT)과 관련해 대차대조표를 매월 약 950억달러씩 줄이겠다는 계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해 3월 FOMC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경제 분석업체 라이트슨의 루 크랜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차대조표 관련 논의가 상당 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은 7월에 QT 테이퍼링(축소)을 실시하는 결정을 6월에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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