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준비 중인 여야가 서로의 '공약 진정성'과 관련해 날카로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최근 총선 공약에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겠다고 하는 정상적인 정치집단이 하는 일이 아니라 사기 집단이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통신비 인하 등 공약을 가리켜 “작년에 저희가 이미 얘기했던 것"이라며 “지금 하면 된다. 정부가 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냐. 지금도 법률 개정 제안하면 저희가 바로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할 수 있는데 하지도 않으면서 '총선에서 표를 주면 그때 하겠다' 이렇게 말하는데 지금 집행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데도 안 하는 정부·여당이 총선에서 표를 주면 그때는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자신들이 대선 때 약속했던 것, 지난 총선 때 약속했던 것 다시 반복해서 또 공약하는 것이 앞으로 수없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누가 그러던데 정책 사기라고"라며 “이거 사실은 금전 사기보다 더 나쁜 것이다. 거짓말을 해서 국민의 주권을 뺏는 것, 이것은 더 큰 잘못 아니겠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이렇게 야당 헐뜯는 거 보셨나. 야당이 정부·여당 헐뜯었느냐"라면서 “이런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면 나라가 제대로 될 수가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책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정부·여당은 약속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면 된다"는 이 대표 주장에 “정부·여당이라는 강점을 잘 이해해줬다. 우리는 실천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민주당 철도 지하화 공약을 겨냥, “모든 철도를 지하화한다고 말하던데, 재원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그런 공약이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총선 선거제 당론을 정하기 위해 추진하는 전(全)당원 투표에도 이 대표 '공약 파기 무마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민주당에 갈 걸 그랬다. 정치하기 너무 편할 것 같다"며 “얼마든지 말을 바꿔도 되고, 거기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권역별'이라고 (단어를 비례대표제에) 붙이는 건 원래대로 돌아가기 창피해서 그런 것"이라며 “국민이 그걸 모를 것 같나. 기본적인 부끄러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부담은 당원들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며 “전당원 투표는 대부분 투표율이 낮아 강성 당원 목소리가 과도하게 반영돼 지도부의 입장 관철이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준연동형 비례제를 약속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약 파기' 비판을 무마시키려는 수단으로 전당원 투표가 동원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