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빗썸도 IPO 재도전 의사 드러내
연내 증시 혹한기 풀리며 공모주 기대감↑
일부 ‘몸값 고평가’ 논란 지속될지는 우려
최근 유명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도전장을 던지며 다시금 '공모주 열풍'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공모주들이 연이어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하고 있고,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돌며 그간 상장을 미뤄왔던 기업들이 증시 문을 두드려보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커피가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스커피 운영사 KG할리스에프앤비는 작년에도 IPO를 위해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았다가 한 차례 의사를 접었는데, 약 5개월 만에 다시금 상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만일 상장 절차를 완주하게 될 경우 국내 커피 브랜드 중 최초 상장사가 된다.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최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 채비를 마쳤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 역시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통해 약 2년 만에 IPO를 재추진하기로 결의했다. 과거 상장의지를 내비쳤다가 시장 상황 악화로 접었던 컬리·빗썸 등도 재도전을 천명한 상태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큰 비상장 대어급 기업들이 차례로 IPO 추진에 나서면서 국내 공모주 시장이 다시 전성기를 맞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코스피 시장에서만 15개 기업(공모 총액 약 16조원)이 상장했지만, 이후 급상승하는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여파로 IPO 시장은 기를 펴지 못했다. 그나마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단일 종목 기준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한 정도였다.
그러나 긴 고금리 터널을 지나고 올해 중 글로벌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자, 상장을 미뤘던 기업들이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작년 4분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두산로보틱스 등이 흥행에 성공했고, 올해 코스닥 IPO에서도 연이어 '따따블' 사례가 나온 것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첫 대어급 IPO 스타트는 뷰티테크 벤처기업 에이피알이 끊는다. 에이피알은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예고했으며, 오는 8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 청약은 오는 14일~15일로,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달 내 상장까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기관 수요예측 4개 기업 모두 공모가 상단을 초과했다"며 “이런 현상은 과거 IPO 시장 호황기에 자주 발생했던 현상이며, 호황이 도래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신경 쓰는 기업도 있다. 증시 상장요건도 그렇지만, 작년 '파두 사태' 이후 공모주 시장에서도 실질 수익성을 중요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컬리의 경우 최근 12월, 1월 연달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도 4개월간 유지했던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을 철회하고 수익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단 지난 2021년 당시 IPO 시장에서 주된 비판이 일었던 '몸값 뻥튀기' 논란은 여전하다. 토스의 경우 작년 3분기 말 기준 순자산이 7865억원이었지만,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제출 당시 증권사가 평가한 기업가치는 15조~20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간 순손실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고평가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 수밖에 없다.
상장 주관을 맡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상장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고평가 논란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수요예측은 물론 기업실사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재평가가 이뤄지기까지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