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해소 이재용 중동行···동남아 등 찾을 듯
최태원·정의선·구광모 신사업 구상···신동빈 日 방문 유력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은 현장을 찾거나 미래 관련 경영 계획을 구상하며 바쁜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무역분쟁·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여파로 글로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 역량은 강화하면서도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중동 출장길에 올랐다. 연휴 기간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등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현지에서 주력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정치인이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면담을 가질 가능성도 높다. 그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삼성물산 네옴 산악터널 공사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당시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이집트 등을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지난 5일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뉴삼성' 구축을 위해 다듬을 사안들이 많지만 일단 '현장 경영'을 하는 게 다급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작년 말부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CEO 2024' 참석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관련 글로벌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들어 계열사들에 체질개선과 역량 강화를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설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경영 보폭을 넓힐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현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전동화 전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역량 강화 등 커다란 숙제도 풀어야 하는 상태다.
정 회장은 미래차로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과 더불어 인도·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방안을 연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국 사업에서 반전을 도모할 방법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예년처럼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구성원들에게는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 이후 계속해서 발전시켜온 '고객' 키워드와 관련해 LG가 나아가야 할 방안을 공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를 위해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명절을 보내고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그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방침을 바꿨다"며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도 연휴 기간 사업 구상에 골몰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는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미래성장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도 찾아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 기술 현황을 직접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