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구매 계약…“IRA 대응력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12 08:59

2027년부터 4년간 최대 3만4000t 확보
배터리 음극재 이어 소재 구매까지 협력관계 구축

SK온과 웨스트워터 로고.

▲SK온과 웨스트워터 로고.

SK온이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로부터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 미국산 흑연을 확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SK온은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를 통해 웨스트워터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앨라배마주 켈린턴 소재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한다.


개발 중인 소재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 협의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조건부 오프 테이크' 계약이다. 북미 전동화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계약 기간 내 최대 3만4000톤까지 구매할 수 있다.



양사는 지난해 5월 체결한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에 이어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양사는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SK온이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하고 그 성능을 함께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음극재 원재료인 천연흑연 구매까지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IRA 대응 역량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IRA에 따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할 경우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의 경우 전세계 공급망이 FEOC로 규정된 중국 기업들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공급처 확보를 위해 흑연에 대한 FEOC 적용을 2026년 말까지 최소 2년 유예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음극재는 양극재·분리막·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다. 배터리의 수명,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한다. 흑연은 음극재의 약 95%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음극재는 특히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로 꼽힌다. 전세계 음극재 생산의 약 85%를 중국이 차지한다.


SK온은 지난 2022년 호주 시라(Syrah)사와 천연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우르빅스(Urbix)사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양극재의 경우 칠레 SQM, 호주 업체들인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과 잇따라 계약을 맺는 등 배터리 소재 확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웨스트워터는 미국 나스닥 증시 상장 업체로 1977년 설립 후 우라늄 관련 사업을 펼쳤으나 2018년 흑연 업체를 인수한 뒤 배터리용 음극재 개발 기업으로 변신했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1만 7000헥타르(ha) 규모 쿠사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다. 현재 광산 근처에 올해 양산을 목표로 연산 7500t 규모 흑연 정제 공장을 짓고 있다.


박종진 SK온 구매 담당 부사장은 “현지 유력 원소재 기업들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해 IRA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테렌스 크라이언(Terence Cryan) 웨스트워터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SK온과 협력하고 SK온의 공급망 강화를 지원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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