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7톤 전기 MPV의 반전…‘우아한 항해’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박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12 06:00

시야·정숙함·전비 삼박자 갖춘 전기 MPV
빗길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주행감
누워서 받는 마사지와 OTT…개인 오피스
보조금 적용 시 “8000만원대로 부담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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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출시된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사진=현대자동차

마치 범고래 같다. 크지만 날렵한 올블랙의 차체가 햇빛을 받으면 검게 반짝인다. 완만한 곡선으로 유려하게 떨어지는 전면부와 직선으로 곧게 뻗는 후면부 라인이 군더더기 없다. 앞머리의 일자형 라이트는 범고래 눈가의 흰 무늬처럼 보인다. 지붕 끝으로 이어져 살짝 튀어나온 스포일러는 작고 날씬한 꼬리 같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잔잔한 물살을 가르듯이 부드럽게 나간다. 밑으로 잡힌 무게중심이 빗길에서도 묵직한 안정감을 준다. 문을 닫으면 물속에서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아늑하고 조용하다. 뒷좌석 의자를 다 눕히면 그야말로 가만히 물에 떠 있는 듯 편안하게 몸을 감싼다. 현대자동차가 새 전동화 모델로 자신 있게 내놓은 다목적차량(MPV, Multi-Purpose Vehicle) '더 뉴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이다.


MPV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차종이다. 운전자 입장에서의 안정적인 주행감과 공간 활용성, 탑승자 입장에서의 편안한 승차감과 편의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패밀리카나 비즈니스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어느 한가지도 포기할 수 없다. '더 뉴 스타리아 리무진 일렉트릭'은 그 까다로운 요구를 균형감 있게 풀어냈다.



지난 10일,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을 타고 비 오는 서울 시내를 달렸다.


2.7톤 전기 MPV의 반전, 세단 같은 주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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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내부 운전석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운전석에 앉자마자 바로 체감되는 건 넓은 공간이다. 전장 5255mm, 전폭 1995mm의 넉넉한 사이즈답게 모든 좌석의 레그룸이 여유롭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정도다. 운전석에 앉아 조수석 쪽으로 팔을 크게 휘둘러도 걸리는 게 없다. 대시보드 역시 수평으로 길게 뻗어있다. 탁 트인 개방감 덕에 장시간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정면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중앙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전방을 주시하며 주요 경로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드라이브 모드를 바꿀 때마다 계기판에 푸른 불빛이 부드럽게 들어왔다가 나가니 보는 재미가 있다.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운전대) 사이에는 넓은 선반이 자리하고 있다. 가로세로 폭이 넓고, 울퉁불퉁하게 파여있어 따로 거치대 없이 휴대전화를 편하게 세워놓을 수 있다. 디테일이 좋다.


도로에서는 스타리아 특유의 높은 전고(1990mm)가 본 적 없는 시야를 만들어냈다. 마치 서서 운전하는 것처럼 양옆 차선과 앞에 가는 차의 천장이 눈에 들어오고, 가드레일이 팔꿈치 높이로 보였다.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틀지 않아도 복잡한 시내 도로의 전방 상황을 전부 파악할 수 있었다. 굵은 빗줄기가 시야를 방해하니 높은 시야가 더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주행은 연비 우선의 '에코 모드'를 사용했다. 덕분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속도가 오르는 전기차의 특성에도, 급격하게 빨라지지 않고 완만했다. 브레이크를 밟아 급정거를 할 때면 전기차 특유의 앞뒤로 쏠리는 느낌이 살짝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속페달로 부드럽게 멈춰 설 수 있었다. 퇴근 시간 차가 막힐 때는 자율주행 기능인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 잠시 운전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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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된 2열 도어 글래스. 사진=현대자동차

비가 오는 날엔 양옆에서 달리는 차량이 젖은 바닥을 스치며 내는 소리나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거슬리기 마련이다. 이 날 세찬 비가 내렸지만, 한 번도 그 마찰음을 듣지 못 했다. 차음과 방진에 공을 들인게 느껴졌다. 2열 도어 글래스에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설치돼있다. 여기에 쇽업소버(완충 장치)와 차체가 만나는 연결 부위의 철판 두께까지 두껍게 보강했다. 덕분에 거친 주차장 노면을 지나가도 잔진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MPV가 그러하듯 차체가 높다고 해서 출렁이지도 않았다.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하부에는 충돌 시 에너지를 분산하는 임팩트 바와 함께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최고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 전비 4.1km/kWh의 84.0kWh 4세대 배터리다. 한번 충전하면 최대 387km를 달릴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와 안전장치의 중량이 아래에서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니 윗부분은 흔들릴 일이 없다.


다만 6인승 MPV에 대용량 배터리까지 더해지면서 공차 무게는 2695kg, 2.7톤에 달한다. 통상 차가 무거워지면 코너링이나 핸들링 조작 시 조향 반응이 둔해지기도 한다. 직접 운전해보기 전에는 조심스러웠다. 걱정이 무색하게, 스티어링 휠을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차체가 기민하게 반응했다. 비 오는 올림픽대로에서 급커브 구간이 반복됐을 때도 흔들리거나 쏠리는 느낌 한 번 없이 그저 경쾌했다.


현대차는 늘어난 중량에 대응하기 위해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에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인 R-MDPS를 적용했다. 기존 방식대로 스티어링 휠의 기둥 대신, 아예 바퀴가 있는 바닥 쪽에 모터를 달았다. 바퀴를 직접 밀고 당기니 스티어링 휠을 꺾는 만큼 바퀴가 칼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빗길에 살짝 미끄러질 때면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바로 작동하며 차선을 맞췄다.


무중력 같은 휴식, '이그제큐티브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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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 2열에 적용된 '이그제큐티브 시트'. 사진=현대자동차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뒷좌석으로 넘어갔다. 내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에어컨 없이 차 안에서 쉴 수는 없었다. 시동을 끄고 곧바로 다시 에어컨을 켰다. 전기차의 특권이다. 뒷자석 천장에도 공조 장치를 작동하는 물리 버튼이 있어서 에어컨을 조절하기 위해 앞좌석까지 넘어가지 않아도 된다. 짙게 틴팅이 된 양옆의 프라이버시 글래스가 외부 시선을 차단해 줘 마음도 편했다.


차의 진가는 2열에서 드러났다. 리무진이라는 이름에 맞게, 2열에는 전용 프리미엄 시트인 '이그제큐티브 시트'를 적용했다. 가죽 본연의 촉감을 살린 최고급 세미 애닐린 천연가죽을 사용해 겉보기에도 푹신했다. 암레스트의 원터치 버튼으로 한 번에 좌석을 끝까지 눕히니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무중력' 같은 착석감을 만들어냈다. 천장에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은은하게 빛나며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를 느끼게 했다.


더 놀라운 건 안마 기능이다. 14가지 방향 조절 기능을 사용해 다리받침까지 다 펴고 편안하게 눕자 마사지를 받을 준비가 끝났다. 암레스트에 있는 '에어 컨투어 바디케어' 버튼을 눌렀다. 5가지 마사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잠시 눈을 붙였다. 앉아서 받을 수밖에 없는 여타 차량의 마사지 시트와 달리 누워서 마사지를 받자 안마의자가 부럽지 않을 만큼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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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중앙에 내장된 17.3인치 크기의 폴딩형 디스플레이. 사진=현대자동차

다시 시트를 세워 반쯤 앉은 채 리모콘을 손에 쥐었다. 루프 쪽으로 리모컨을 누르면 17.3인치 크기의 폴딩형 디스플레이가 내려온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각종 OTT와 스마트폰 미러링까지 지원한다. 시트 팔걸이 안쪽에는 노트북을 펼쳐놓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테이블이 들어가 있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가능했다.


3시간 정도 차 안에서 영상 시청과 급한 업무, 마사지와 낮잠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차 안에만 있었는데도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통풍과 에어컨 등 개별 공조까지 조절하니 쾌적하기가 더할 나위 없었다. 마치 차 안이 아니라 작은 휴게실이나 서재에서 푹 쉰 듯 하다. '더 뉴 스타리아'의 프리미엄 라인답다.


보조금 더하면 8000만원대로

'더 뉴 스타리아 리무진'은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EV)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그 중 '더 뉴 스타리아 일렉트릭 리무진(6인승)'은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모델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가격은 8482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기준 보조금은 297만원이다.


여기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기본 적용해 차량의 주요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블루링크 스토어를 통해 디스플레이 테마 변경이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박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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