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장 사업 박차···車 업계와 적극 협업
현대차 조직개편 ‘올인’···르노코리아도 인재 영입
재계 주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새 먹거리로 삼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전자업계는 자동차가 미래에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생각 아래 관련 기술 개발과 동맹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SDV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현대자동차 자회사 포티투닷(42dot)과 최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전장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를 활용해 SDV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게 양사의 생각이다. 이르면 내년 중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고 전장용 시스템온칩(SoC) 및 오토 제품 확대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SW) 개발 조직을 통합해 '미래차 플랫폼 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지난달 단행했다. 글로벌 SW 센터인 포티투닷, 현대차·기아 내 조직인 최고기술책임자(CTO),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 'SDV 본부' 등을 한군데로 모으는 결단이었다.
이번 개편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조직은 크게 2개 축으로 나뉘게 됐다. 신설된 '미래차 플랫폼 본부'와 기존 CTO 조직 등에서 수행해온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연구개발(R&D) 본부'다.
미래차 플랫폼 본부장은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사장)이 맡는다. 송 사장은 포티투닷 대표도 겸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기존 본부 대 본부 협업 관점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R&D 원팀 체제 아래 미래 모빌리티 혁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에서도 SDV를 수소와 함께 양대 화두로 제시했다. 경쟁사들이 전기차 관련 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현대차는 자동차 한 대 없이 미래 청사진만으로 부스를 꾸며 더욱 주목 받았다.
LG전자는 '효자'로 떠오른 전장 사업 담당 VS사업본부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15년 50억원 흑자를 낸 뒤 계속 적자를 이어가다 2022년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연간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LG전자는 올해 SDV 전환 추세에 발맞춰 미래 기술을 개발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인포테인먼트 분야 고객경험 강화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제품 역량 강화 △해외 생산기지 안정화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의 프리미엄 수주 확대 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CES 2024' 부스에서 SDV 시대를 염두에 둔 차량용 초대형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차량 내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날로 늘어나고 엔터테인먼트 등 편의 기능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디스플레이 크기도 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LG디스플레이는 단일 패널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57인치 '필러 투 필러(P2P)' 액정표시장치(LCD), 현존하는 슬라이더블 패널 중 가장 큰 32인치 슬라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소개했다.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차량 소프트웨어 및 전기·전자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레지스 브리뇽(Regis Brignon) 전 발레오 연구소장을 영입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시스템엔지니어링 오퍼레이션장 역할을 맡아 소프트웨어 및 전기전장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