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 개편·계정공유 제한 효과로 ‘호실적’
MAU 1300만 육박…토종OTT와 격차 여전
“올해도 한국시장 투자확대 기조 이어갈 것”
지난해 호실적을 지속한 넷플릭스가 글로벌 가입자 수 2억60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도 토종 사업자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올해도 넷플릭스의 벽은 높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실적발표에서 4분기 가입자 수가 1310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16.9%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넷플릭스 측은 계정공유 단속과 광고형 요금제 시행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 분위기도 '맑음'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13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달에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1282만명을 기록, 2위인 쿠팡플레이(778만명)를 비롯해 3위 티빙(656만명), 웨이브(441만명)와 큰 격차를 유지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난 16일 8개월 만에 한국을 재방문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서울 사랑방' 행사에 깜짝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투자 기조를 재확인했다.
서랜도스 공동 CEO는 “지난해 초 밝힌 4년간 25억달러 투자라는 장기적인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여전히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올해도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답했다.
올해 라인업에는 오징어게임, 브리저튼, 경성크리처, 지옥 등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파워 지식재산권(IP)의 후속 시즌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지난해 광고요금제 출시에 이어 올해 본격적인 계정공유 단속에 나서면서 구독자 증가 내지 이익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저 구독료 인상도 긍정적 요소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최저(광고 없는 요금제 기준) 월 9500원 요금제 가입을 중단하며 월 구독료를 사실상 인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정공유 제한을 본격화하면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무색하게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며 “요금제 재편으로 인한 순이익도 두 자릿수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들어 넷플릭스는 국내서도 계정공유를 집중 단속하기 시작했고, 이는 유료 가입자 수와 이익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서랜도스 공동 CEO는 구독료 관련 질문에는 “현재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