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스價 1.5달러대로 하락, 4년만에 최저
세계 1위 LNG 수출국, 글로벌 요금 인하 영향
국내 가스 도입價 하락 및 발전단가 하락 전망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전 본사.
국제 가스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발전단가를 형성하는 가스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던 한전과 한국가스공사의 실적이 모처럼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의 대표적 가스 거래가격인 헨리허브 선물가격은 MMBtu당 1.581달러를 기록했다. 헨리허브 가격이 1.5달러대로 하락하기는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도 MMBtu(영국백만열량단위)당 8.57달러로 하락했고, 유럽 LNG 현물가격도 7.85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일년 전의 18달러대보다 절반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보다도 낮다.
이처럼 가스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북반구의 봄철 기후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유럽의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로 재고량이 여전히 충분하고, 여기에 미국의 가스 생산량까지 증가하면서 수요 대비 공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증가한 영향도 적지 않다. 미국의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태양광 발전량은 14만4732메가와트시(MWh)로 전년 동기보다 12.5% 증가했다. 유럽에서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독일은 작년 총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가 52%를 차지했다.
앞으로 가스가격은 현재보다 약간은 오르지만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IA는 2월 단기에너지전망(STEO)에서 “헨리허브 가격이 2024년과 2025년에 2023년보다는 평균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MMBtu당 3달러 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3년 평균 가격은 2.67달러, 2022년은 6.54달러, 2021년은 3.71달러였다.
낮은 가스가격은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과 가스공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가스공사는 도입 가스가격에 맞춰 도매요금을 책정하도록 돼 있지만 물가상승 억제정책에 따라 주택용요금에 대해서는 인상을 자제했다. 이로 인해 미수금이 15조원이 넘은 상황이다. 현금이 없는 공사는 외부자금을 끌어 써 현재 총부채 46조원에 부채율은 440%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도입가격이 하락하고 주택용요금도 MJ당 작년 1월 18.3951원에서 현재 19.4395원으로 인상되면서 가스공사의 실적은 급호전이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공사의 작년 영업이익을 1조2000억원대, 올해는 2조1000억원대로 전망했다.
가스가격이 하락하면 발전단가 및 전력구매가격도 하락해 한전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평균 발전단가(SMP)는 kWh당 각각 136원과 112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237원과 252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작년 12월 기준 한전의 전력판매요금은 전년 동월보다 18.3% 오른 상태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한전의 영업실적이 작년 5조3800억원대 적자에서 올해 8조8800억원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