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서방 '직접 파병' 가능성이 공개 언급되면서, 각국이 관련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 유럽 각국 지도자와 북미 장관급 인사 20여명을 초청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진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러시아가 승리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직접 군대를 파병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 윌리엄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역시 이날 오전 자국 TV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 군대 파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소식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는 무엇보다 군사주의적이고 공격적인 러시아가 유럽에 가하는 위험에 대한 절대적인 인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대로 러시아는 “파병시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대화는 나토와 러시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그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그들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토와 유럽 일부 국가들은 이런 '파병론'이 사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AP 통신에 “우크라이나에 나토 동맹의 전투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직접적 군사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 백악관 관계자 역시 로이터 통신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나토 최전선'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도 자칫 확전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황급히 파병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도 인도적·경제적 지원과 (함께) 군사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다른 길을 열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나토 가입이 확정된 스웨덴 역시 파병 계획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현지 공영방송 SVT에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로부터 서방 지상군에 대한 “요구도 없었다"고 밝혔다.
헝가리도 페테르 씨야르토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헝가리의 입장은 확고하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나 군대를 보낼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