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 불패 옛말…1억대 마프·미계약 속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8 14:01

수억원 마피 속출, 미계약 물량 수두룩
부동산 시장 침체, 고금리 영향
실거주 의무 유예 미봉책

이문 아이파크자이 모형도.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이문 아이파크자이 모형도.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주택경기 침체에도 완판(완전판매) 행렬을 이어가던 수도권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곳곳에서 수억원 상당의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속출하고 미계약 물량도 수두룩하다. 부동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 더 플래티넘' 전용면적 66㎡ 매물이 13억2260만원(13층)에 올라와 있다. 같은 평형 분양가가 약 14억726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마피가 형성된 것이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24일 6억7170만원(10층)에 직거래됐다. 10층 이상 기준 같은 평형 분양가가 9억~9억1800만원에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억원 이상 저렴하다.



내년 11월 입주하는 '이문 아이파크 자이' 전용 84㎡ 입주권도 지난달 5일 같은 평형 최대 분양가(12억599만8000원)보다 1억원 가까이 값이 낮아진 11억470만원(19층)에 거래됐다.


◇ 수도권 전체에서 쏟아져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에서도 마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경기 오산 '라온프라이빗스위트'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 4억4700만원 대비 3500만원 마피가 붙은 4억1200만원(중층)에 매물이 올라왔다.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인천 송도자이더스타'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 9억2730만원에서 마피 5000만원이 적용된 8억7730만원(중층)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미계약 물량도 수두룩하다. 서울 도봉구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는 이날 36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 단지는 299가구 중 130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미계약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 계약률은 30% 수준에 그쳐 지난 18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청약 모집 대상은 일반분양 1234가구 중 잔여 물량 829가구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1순위 청약 진행 후 정당계약·예비입주자 계약을 진행했으나 당첨자의 3분의 2가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수요자들 고금리에 부담


이처럼 수도권에서 마피와 미계약이 속출하는 이유는 부동산 침체,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 가중 영향탓으로 보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마피와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는 이유는 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격 상승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고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곧 분양권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있긴 하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기 떄문이다. 여야는 오는 2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월 1일~2월 23일) 기준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35건(거래 취소 건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 31건을 이미 넘겼다. 신고기한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 회장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 분양권 거래가 늘겠지만 유예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실거주의무 3년 유예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폐지를 하든 3년이 아닌 4년으로 연장을 하든 빠른 시일 내 다시 손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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