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판도 바꾼다” 韓 기업 ‘글로벌 동맹’ 속도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03 13:06

LG전자-메타 ‘XR 혈맹’···이재용-저커버그 회동 성과도 기대

HD현대-지멘스 맞손···SKT, 글로벌 ‘텔코 LLM’ 개발 주도

재계 주요 기업 최근 글로벌 협력 사례

재계 주요 기업 최근 글로벌 협력 사례

▲재계 주요 기업 최근 글로벌 협력 사례

재계가 미국·독일 등 선진국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동맹'을 맺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대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최근 대두된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반도체·2차 전지·전기차 등 우리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에서는 전세계 시장 판도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조주완 LG전자 대표 등과 회동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8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나 비공개로 만찬을 가졌다. 이들은 AI와 확장 현실(XR) 등 미래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메타가 개발 중인 차세대 거대 언어 모델(LLM) '라마 3' 구동에 필요한 AI 칩 생산에 대한 의견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와 메타는 이번 기회에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하고 차세대 제품을 함께 만들기로 했다. LG전자는 XR 사업 추진에 있어 디바이스(제품)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까지 균형 있게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메타와 협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 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HD현대는 지난달 28일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조선 설계-생산 통합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한다고 선언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들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글로벌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와 '마린 플랫폼 기술 협의회'를 개최했다.


HD현대와 지멘스는 설계와 생산 작업을 가시화해 선박 건조 과정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인더스트리 메타버스' 구축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지난 2022년 4월 '차세대 설계 플랫폼 공동 개발 업무협약'과 작년 10월 '설계-생산 통합 플랫폼 공동 개발 업무 협약'을 맺고 디지털 제조 혁신 플랫폼 개발을 함께 추진해왔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AI 기술 공동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SKT)은 해외 통신사들과 '글로벌 AI 동맹'을 맺기로 했다. SKT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현장에서 도이치텔레콤·이앤(e&)그룹·싱텔그룹·소프트뱅크 등과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AI 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텔코 LLM'을 본격 개발한다. 한국어·영어·일본어·독일어·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들 기업 CEO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앞으로 생태계를 선도해나갈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삼성전자는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한 'AI-RAN 얼라이언스' 창립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 얼라이언스는 AI와 무선 통신 기술 융합을 위해 6G 기술 연구와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은다. 창립 멤버로는 삼성전자를 비롯, △엔비디아 △암(Arm)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등이 참여했다.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에 진심인 기아는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와 만났다. 기아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현장에서 우버에 최적화된 PBV 개발과 공급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우버 플랫폼을 이용하는 라이드헤일링 드라이버·탑승 고객을 위한 최적의 사양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특화된 PBV 모델을 생산·공급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이 과정에서 드라이버·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PBV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2차 전지 기업들은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기업들과 합작 법인을 공격적으로 설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최첨단 공정에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IP을 최적화해 양사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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