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직격하는 장면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총선 프레임으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조하기 위해 한 위원장보다 정부 비판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의료 대란으로 인해 공격보다 방어에 뒤따르는 '타격음'이 더욱 큰 상황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의료 대란과 관련해 “어제 의료계가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강행했다. 환자들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 이것이 대체 무슨 무책임한 작태인가"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의료계를 향해 “정책에 불만이 있어도 환자들 곁을 지키면서 싸우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며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다만 정부를 향해서도 “무책임하게 갈등을 과도하게 조장하고, 이를 방치하면서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며 “국민 생명의 최종 책임은 정부가 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양비론을 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서울 종로구 예비후보를 지원하는 자리에서도 “윤석열 정권이 그야말로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모두가 상상도 하지 못할 민주주의의 파괴, 역사적 퇴행을 만들어냈다. 희망의 싹을 모두 잘랐다"며 정부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제안한 TV 토론에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반면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분 등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일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이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 입당식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모여야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지고 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겨냥해 '다양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의장 역시 “정치인은 국가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를 직격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자신의 TV토론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서도 “MBC조차 (TV토론을) 요청하고 있지 않나"라며 “이 대표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사에서, 누구를 사회로 내세워도 상관없다. 김어준이 사회 봐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거절 사유로 윤 대통령을 든 것과 관련해서는 “며칠 동안 토론(요청)을 회피하다 생각해낸 게 겨우 이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거부하는 명분이 너무 구차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최근 각 당 공천 상황과 관련해 제기되는 비판 역시 이 대표가 언론을 싸잡아 지적한 반면,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았다. 최대한 경쟁을 보장했다"고 주장하며 “그런데 언론들은 이렇게 표현을 한다. 물 흐르는 소리를 소음이라고 하고, 고인 물 썩는 소리는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언론들이 조용한 공천이라고 칭찬하는 속에, 정말로 몰래 조용히 1위 후보들을 배제하고 측근 인사 공천을 국민의힘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공천에 대한 이 대표 비난에 “그분 참 뻔뻔하지 않나"라며 “국민의힘 공천에서 내가 자의적으로 관여한 걸로 보이는 사례를 두 개도 아니고 하나만 대 달라. 못 찾을 거다. 나는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대표의 민주당에서 이 대표가 농간하듯 관여하는 공천의 결과들이 건건이 다 나오지 않느냐"며 “내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서 내가 그런 거라고 의심받는 건이 단 하나라도 있느냐. 그걸 정확히 비교해달라"고 덧붙였다.